최태원 '뚝심 투자' SK하이닉스, 삼성을 넘다

등록 2024.10.25 09:32:54 수정 2024.10.25 09:35:02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익, 삼성전자 DS부문 추월 가능성 ↑
최 회장, 2012년 주변 반대에도 적자기업 '하이닉스' 인수
TSV 기반 HBM 세계 최초 개발...시장 점유율 50% 돌파

 

[FETV=양대규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경쟁사이자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재계는 SK하이닉스의 고공 질주와 관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미래 성장 산업 투자 중 하나로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SK하이닉스의 전신)를 인수했다.

 

최 회장은 2010년 전문가를 초청해 서울 모처에서 반도체 공부 모임을 시작했고, 이 모임을 통해 반도체 시장의 미래와 SK하이닉스 인수의 실익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연간 2000억원대의 적자를 내는 기업이었다. 이에 주변에서는 최 회장의 SK하이닉스 인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당시 주변의 반대에도 반도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최 회장은 3조4267억원을 들여 SK하이닉스를 인수했다.

 

인수 직후 최 회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전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매년 조 단위의 연구 개발비를 투입했고 2015년 M14를 비롯해 신규 공장도 잇따라 지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SK그룹에 편입된 게 2012년인데, 그때부터 메모리 업황이 좋지 않아서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이 투자를 10% 이상씩 줄였지만 SK그룹은 투자를 늘리는 결정을 했다"며 "당시 투자를 확대하는 결정이 전 분야에 걸쳐 이뤄졌고 거기에는 시장이 언제 열릴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있는 HBM 투자도 포함됐다"고 말한 바 있다.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SK하이닉스는 최근 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HBM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1위 기업으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며 역대 최고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HBM은 한동안 SK하이닉스의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출시될 (HBM) 제품들도 모두 완판됐다"며 "HBM은 일반 D램과 달리 장기 계약 구조로, HBM3E 판매 증가로 내년 평균 HBM 가격이 올해 대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했다. 회사 전체 매출 중 HBM 비중도 30%에 달했다. 4분기에는 이 비중이 40%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날 이강욱 SK하이닉스 PKG 개발 담당 부사장은 2024 반도체대전 키노트에서 "저희는 HBM을 '하이닉스 베스트 메모리'라고도 한다"며 "여러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HBM은 SK하이닉스가 처음 세상에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1세대부터 5세대까지 모든 세대에 걸쳐 성공적으로 개발해서 전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최 회장은 반도체 산업에 지속 투자할 방침이다. SK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82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양대규 기자 daegyu.yang@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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