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DNA] "무슨 의미 담겼나" 아파트 '브랜드'에 숨겨진 이야기들

등록 2024.10.25 10:27:02 수정 2024.10.25 10:49:10

 

[FETV=김주영 기자] 금요일이다. 이번 주도 고생이 많았다. 오늘 하루 머리 아픈 계산은 잠시 내려놓고, 가볍게 부동산 트렌드를 살펴보자. '부동산DNA' 코너에선 우리가 쉽게 놓치고 지날 수도 있었던 부동산 정보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재미난 이야기들로 채웠다. 투자 계획이 없어도 OK! 여기서 얻어가는 건 새로운 인사이트와 다음 주 대화거리 정도로 충분하니까,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편집자주]

 

최근 대한민국의 주거 환경이 변화하면서 아파트 브랜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과거에는 입지와 가격이 주요 선택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생활 편의성과 디자인 가치가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대우건설 '푸르지오' DL이앤씨의 '아크로' GS건설의 '자이' 등 각 브랜드는 독창적인 네이밍과 로고 디자인을 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하며, 입주민들의 프라이드를 높이고 있다. 브랜드마다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는 아파트가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을 넘어 삶의 질과 가치를 반영하는 상징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기사에서는 각 아파트 브랜드가 담고 있는 기업의 철학과 디자인 의미를 살펴본다. 

 

 

삼성물산의 ‘래미안’은 2000년에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로, ‘來美安’에서 유래됐다. ‘올 래’, ‘아름다울 미’, ‘편안할 안’의 조합으로 ‘아름답고 편안한 공간이 찾아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고급스러운 주거 환경과 편안함을 전달하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힐스테이트’는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로 ‘Hill’과 ‘State’를 결합한 합성어이다. 이 브랜드는 입주민들에게 세련되고 다채로운 삶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는 현대건설의 철학을 담고 있다.

 

이름을 읊으면 CM송이 저절로 들리는 듯한 ‘푸르지오’는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다. ‘푸르다’와 ‘지오(땅, GEO)’를 결합한 이름으로, 자연 친화적인 주거 환경을 지향한다. 고급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은 삶의 정점을 제공하는 하이엔드 주거 공간을 상징하며, 핵심 입지에서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마치 대명사가 돼버린 '반포자이'로 유명한 GS건설의 ‘자이’는 ‘eXtra Intelligent(특별한 지성)’의 약자로, 첨단 기술과 프리미엄 주거를 결합했다. 자이는 도시 내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며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스어 문자 ‘Xi(Ξ)’에서 영감을 받은 로고는 자이 브랜드의 혁신적인 철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DL이앤씨의 ‘아크로’는 그리스어 ‘아크로폴리스’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최고의 위치나 절정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고급스러운 주거 환경을 조성하며,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한다. 절제된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로고 디자인은 도시와 자연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더샵’은 음악 기호 ‘샵(#)’에서 영감을 받아, 기존 주거 가치를 한층 높이겠다는 포스코건설의 비전을 반영하고 있다. 더샵은 견고함과 세련미를 강조하며, 한국 주거문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브랜드다. 구조적 안정성을 표현한 로고는 브랜드의 견고한 가치를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롯데캐슬’은 1999년에 첫 출시된 롯데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로, ‘Castle(성)’이라는 이름에서 고급스러움과 웅장함을 상징한다. 독수리의 날개를 펼친 로고는 입주민의 안전과 안락함을 상징하며, 고품격 주거 환경을 제공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드파인’은 ‘DE(강조)’와 ‘FINE(좋음, 순수함)’의 합성어로, ‘최고의 가치를 정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브랜드는 절제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며, 고급스럽고 유연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용산의 '아이파크몰'로 유명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는 ‘I(나, 혁신)’와 ‘PARK(공원)’의 결합으로, 개인의 삶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상징한다. 이 브랜드는 도심 속에서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을 제공하는 주거 단지로 자리 잡고 있다.

 

 

한화의 ‘포레나’는 스웨덴어로 ‘연결’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유래됐으며, 사람과 공간을 연결해 새로운 주거문화를 창출하고자 하는 비전을 담고 있다. 포레나는 다양한 주거 형태를 아우르는 통합 프리미엄 브랜드로, 사회적 관계와 삶의 가치를 높이는 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다 직관적인 브랜드 이름도 있다. 부영그룹의 ‘사랑으로’는 말 그대로 따뜻한 감성을 담아낸 이름으로, 인간 중심의 주거 철학을 강조한다. 배려심 깊은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따뜻한 삶의 공간을 제공한다.

 

한양의 ‘수자인’은 ‘수(秀, 빼어남)’와 ‘자인(慈仁, 사랑과 어질다)’의 조합으로, 빼어난 품질과 사랑이 넘치는 주거 환경을 의미한다. 수자인은 가족 중심의 따뜻한 주거 공간을 제공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금호건설의 ‘아테라(ARTERA)’는 2024년 5월에 처음 선보였으며, 기존의 '어울림'과 '리첸시아' 브랜드를 통합하여 대체한 브랜드이다. 아테라는 '예술(ART)', '대지(TERRA)', '시대(ERA)'의 조합으로, 삶의 공간인 집을 '대지 위의 예술'로 만들겠다는 금호건설의 비전을 담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의 ‘엘리프(ELIF)’는 '엘레강스(Elegance)'와 '라이프(Life)'의 결합으로, 우아하고 품격 있는 주거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계룡건설은 '신뢰와 정직'을 바탕으로 한 고객 중심의 철학을 추구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아파트 브랜드가 기업의 철학과 입주민의 삶을 대변하고자 했다. 김춘수 시인의 유명한 시 '꽃'에서 처럼 이름이라는 것은 남에게 불릴 때 의미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은 타인과 나를 잇는 다리라고 볼 수 있다. 당신의 집과 당신을 잇는 다리는 무엇인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당신에게 다가왔는가?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든 그의 이름이 당신에게 '꽃'이 되기를 바란다.



김주영 기자 jepdd@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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