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양대규 기자] 올해 3분기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LG전자는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영업손실 규모를 6000억원 가까이 줄이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LG이노텍의 경우에는 컨센서스 절반 수준의 영업이익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LG그룹 계열사의 3분기 성적표는 제각각이었지만, 4분기 전망은 모두 3분기보다는 나을 것으로 전망했다. 계절성 이슈의 해결, 사업구조 개편 등으로 수익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LG전자는 매출액 22조1769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7% 성장했으다. 다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9% 하락했다.
영업이익의 하락에는 계절성 요인이 반영됐다. LG전자는 앞서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해상운임 비딩 결과 컨테이너당 평균 해상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8% 상승하고, 광고비 등 마케팅 경쟁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4분기 LG전자는 3분기보다 더 나은 실적이 기대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수요회복 지연, 원재료비 인상, 해상운임 변동 등 어려운 대외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LG전자가 전사 매출 규모를 꾸준히 늘려 나가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사업방식과 사업모델 변화, 기업간거래(B2B) 사업 가속화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 차원의 노력이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며 성장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전문가들도 LG전자에 대해 불안한면이 있지만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성장이 기대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연내 B2B/플랫폼 등 ‘포트폴리오 전환영역’에서의 매출 비중을 30% 후반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이와 관련, 월말 확정 실적 발표 이후 확인될 지난 분기의 WebOS, 구독가전, HVAC 사업 성과에 주목한다. 이들 사업은 기존 사업 대비 수익성도 월등히 높다"고 말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손익이 전년대비 비관적이지만 본사는 시장성장률을 상회하고 전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며 "주요 지역의 하반기 소비수요는 상반기의 기대 대비 부진하지만 동사는 글로벌 가전 기업들 중 홀로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 중이다. 지역 다변화 생산 안정성과 제품라인업 다각화 효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계열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를 6000억원 가까이 줄이며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8213억원, 영업손실 806억원의 2024년 3분기 경영실적을 23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으며, 영업손실도 같은기간 87%나 줄였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사업구조 고도화, 비용 구조 개선 및 원가혁신 활동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며 경영 성과 개선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며 “시장과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과 실수요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나, 사업구조 고도화의 성과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을 전개해 점진적 실적 개선세를 이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의 전망이 앞으로 매우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4분기에 이어 2025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할 것"이라며 "인력 효율화를 위한 일회성(희망 퇴직) 비용(약 1500억원)이 없었다면 (3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 가능했다. 향후 인건 비용 절감 효과를 고려하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도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6조원(+3% YoY, +11% QoQ), 2680억원(+103% YoY, 흑자전환 QoQ)을 기록하며 흑자전환 할 전망"이라며 "전방 IT 기기 수요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TV, 노트북, 모바일용 패널 출하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동사의 OLED TV 패널 생산 캐파는 총 180K/월 규모로 과거 감가상각이 끝난 국내 공장(90K/월) 외에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 광저우 공장(90K/월) 감가상각이 종료될 예정"이라며 "최근 라인 운영 효율화, 원가절감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OLED TV 부문 실적은 2H25부터 흑자전환해 2026년에는 연간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계열사 중 가장 나쁜 성적을 보였다.
23일 LG이노텍은 올해 3분기 매출 5조6851억원, 영업이익 130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 4조7636억원보다 19.3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1834억원보다 28.89% 감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이노텍의 3분기 컨센서스에 따르면 영업이익 2577억원이었다. 현실은 그 절반 수준 밖에 못미쳤다.
실적 부진의 이유에 대해 LG이노텍은 "고객사 신모델 양산으로 고부가 카메라 모듈 공급, 반도체 기판·차량용 통신 모듈 판매 증가가 매출 향상을 이끌었다"며 "다만 원·달러 환율 하락, 전기차·디스플레이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광학 사업의 공급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측은 4분기 더 나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차량 카메라, 통신 모듈, 조명 등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인 차량용 부품의 매출이 매년 증가하고, 전장사업의 수주잔고 역시 12조원에 이르는 등 사업구조 고도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선행기술∙제품 선제안 확대로 시장 선도 지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디지털트윈을 활용하고 전략적 생산지를 재편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민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2024년 3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3348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이전 전망 대비로는 감소한 규모이다. 매출 증가 효과가 반감된 영향이다. 영업이익 개선은 광학솔루션과 기판소재 사업부가 주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16 출시 효과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실적 성장이 예상되나, 3분기에 일부 카메라 모듈 수요가 선반영되며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예년 대비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전분기에 이어 점유율 확보를 위한 가격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3분기보다는 좋은 실적을 보일 것이지만 성과가 기대치만큼 충족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