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서 안 되면...'스팀'에서 활로 찾는 게임들

등록 2024.10.16 09:51:48 수정 2024.10.16 09:52:07

스팀, 해외 시장 진출 시 가장 효과적인 게임 플랫폼
국내 부정적 여론에 신작 실패 평가, 스팀 탈출구 되나

 

[FETV=석주원 기자] 10월 1일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MMORPG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가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 긍정적인 이용자 수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 파트너인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통해 출시한 TL은 첫날 32만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후 완만하게 하강 곡선을 그리며 이용자가 줄었지만 보름이 지난 현재 24만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스팀 전체 서비스 게임 중에서도 5위 안에 드는 동시접속자 수치다.

 

지난해 말 국내에 출시한 TL은 엔씨소프트가 오랜 기간 개발해 오며 주목받던 신작 MMORPG였지만 출시 후 국내 반응은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했다. 최근 수년 사이 엔씨소프트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엔씨소프트 게임 전반에 대한 시선이 싸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많은 비판을 받았던 ‘리니지’ 방식의 과금 모델을 포기하고 TL에서는 ‘페이 투 윈(Pay to Win, 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구조)’ 과금 모델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매출 면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TL은 이미지 쇄신과 흥행에 모두 실패했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반응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우선 동시접속자 수가 국내보다 월등히 많은 것은 물론 긍정적인 평가도 늘고 있다. 스팀 서비스 초기에는 환불이 안되는 문제가 생겨 부정적 평가가 높았지만 현재는 긍정 평가가 66%에 이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아직 매출에 대한 부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서비스 여건이 좋지 않아 스팀에서 활로를 찾은 게임은 TL 말고도 또 있다. 아이언메이스의 ‘다크 앤 다커’도 스팀을 통해 활로를 찾고 이는 대표적인 게임이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에서 이탈한 사람들이 만든 게임사로 이들의 첫 작품 다크 앤 다커는 넥슨 재직 시 개발했던 게임의 콘셉트와 일부 데이터를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넥슨은 아이언메이스를 저작권 침해 및 도용 혐의로 고소해 현재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 넥슨은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스팀에 다크 앤 다커 서비스 중단을 요청했고 이로 인해 한동안 다크 앤 다커의 서비스가 실제로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6월 다크 앤 다커가 다시 스팀에 올라오면서 어쨌든 아이언메이스 입장에서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한편, 서비스한 지 오래된 일부 게임들은 인기가 떨어진 국내 서버를 닫고 스팀으로 서비스를 이관해 글로벌 시장에서 재도약을 노리기도 한다. 또는 장르적 특성에 따라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서 흥행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도 처음부터 스팀으로 출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많은 게임들이 스팀의 문을 두드리는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출시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팀의 동시접속자는 올해 초 3500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가입자 수는 10억명을 넘어섰고 하루 접속자 수도 1억명에 달한다. 스팀으로 게임을 출시하면 수억명이라는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게임을 소개할 기회를 얻는 셈이다.

 

동시에 국내 이용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게임들의 경우에도 스팀은 훌륭한 탈출구를 제공해 준다. 해외 이용자들은 대체로 국내의 부정적 여론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게임만 재미있다면 해외 시장을 노려볼 수 있다. 다크 앤 다커가 여기에 속한다. 넥슨과의 분쟁 초기 다크 앤 다커 서비스를 방해하는 넥슨을 비난하는 해외 이용자들이 많았다.

 

물론 스팀으로 출시한다고 해서 모든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초기에 성공을 거머쥐어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는 스팀으로 출시 초기 26만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빠르게 이용자가 감소하면서 지금은 2~3만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스팀은 게임에 관심을 가진 수억명의 잠재 고객을 만나볼 수 있는 매우 거대하고 트깃팅된 시장을 제공해 주지만 동시에 경쟁 역시 그만큼 치열하다.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 남느냐 마느냐는 각 게임의 경쟁력에 달린 문제다.



석주원 기자 stone@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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