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을 위한 에너지전환-상]국내기업 시장 입지 '미미'...산업 생태계 재구축 시급

등록 2018.12.24 00:00:00 수정 2018.12.27 13:43:35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업 지원 강화...에너지전환 기술경쟁력 제고 시급
에너지산업 구조 독점적 폐해...시장구조 개선을 통한 민간 참여 확대 필요성

[FETV=오세정 / 장민선 기자] [편집자주] 2030년까지 에너지전환을 통해 104만 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에너지전환은 환경과 안전 측면에서의 긍정적 효과와 함께, 신규 일자리 창출 및 경제활력 제고의 촉매제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의 ‘혁신성장을 위한 에너지 전환의 역할’ 보고서를 바탕으로 에너지전환의 경제․산업적 파급효과를 추정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해본다.

 

에너지전환을 경제활력 회복의 촉매제로 활용하고, 이에 대한 혁신성장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지원 강화 ▲기술경쟁력 제고 ▲시장구조 및 규제 개선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에너지전환 현황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대응과제를 제시했다.

 

◆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업 지원 절실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는 미미한 수준으로 적극적인 기업 육성과 산업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우성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태양광 산업은 중국계 기업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내수 시장 규모에 힘입어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태양광 신규 공장 설립 시 설비 보조금 지원 또는 2~3년 간 소득세 감면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태양광 패널 기업 순위를 보면 상위 10개 기업 중 징코솔라(JinkoSolar), 트리나솔라(Trina Solar) 등 7개가 중국 기업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은 한화큐셀이 유일했다.

 

이어 그는 “풍력 산업의 경우 덴마크, 독일 등의 유럽 기업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중국 기업이 크게 약진했다”며 “과거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풍력발전 시장에 진출했지만 경영환경 악화로 사업이 크게 위축되거나 철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글로벌 풍력 터빈 기업 순위에 따르면 베스타스(Vestas), 지멘스 가메사(Siemens Gamesa) 등 유럽 기업들이 전통의 강호로서 장기간 상위권 독식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최근 골드윈드(Goldwind), 연합동력(United Power), 앤비전(Envision) 등 중국기업들도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 연구위원은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 육성 없이 보급에만 집중할 경우, 중국, 유럽 등 해외 기업의 성장만을 지원하는 결과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며 “재생에너지 보급 중심의 정책에서 탈피, 소재·부품, 시스템 제조 등을 담당하는 기업을 육성, 산업생태계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에너지전환 기술경쟁력 제고

 

에너지전환 관련 국내 기술경쟁력도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효과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장 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일본은 에너지전환 기술 종합점수와 세부 분야별 점수 등 모두 90점 이상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반면 한국의 종합점수는 79점에 불과했고, 세부 분야별로도 선도국 대비 격차가 매우 컸다”고 진단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16년 기술수준 평가’를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 미국은 종합점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송전망의 지능화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했다. 유럽의 경우는 에너지원의 청정화 분야, 일본은 발전원의 분산화 분야 점수가 가장 높았다.

 

반면 한국의 경우는 에너지원의 청정화, 발전원의 분산화, 송전망의 지능화 순으로 선진국과 의 기술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그러면서 그는 “에너지원의 청정화, 발전원의 분산화, 송전망의 지능화 등 에너지전환 관련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시장구조 개선을 통한 민간참여

 

현재 국내 에너지산업 시장은 혁신적인 서비스 창출이 어려운 독점적 산업구조라고 평가됐다. 이에 친환경 발전사업자와 ICT 융합기업의 투자 확대, 에너지 스타트업의 창업 활성화 등을 가로막는 전력시장 구조 및 요금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장 연구위원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 소매시장을 개방하는 등 기존의 독점적 전력 공급구조를 개선, 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서비스 창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력 중개 및 판매시장을 부분적으로 개방하고, 분산형 기반 가상발전소, 재생에너지 프로슈머, ICT 기반 수요관리 등 새로운 사업기회가 등장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전력도매가격 연동제, 전압별/계시별 요금제, 선택형 요금제 도입 등 가격구조 개선을 통해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및 합리적 소비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연구위원은 또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경제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에너지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전력 시장구조 개선 및 요금체계 개편이 추진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 에너지산업 규제 개선

 

한국 정부가 에너지전환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를 제시했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개선 속도는 더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에너지신산업 및 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을 저해하는 규제정비 및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장 연구위원은 “정부는 지난해 말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서 에너지전환을 위한 13개 분야 제도개선 과제를 제시했다”면서 “2018년 말까지 규제개서늘 위한 입법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규제개선 속도는 더디게 나타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확산을 가로막는 방향으로 역행하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실에 따르면 태양광·풍력 관련 입지규제는 105건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54건이 2017년 이후에 제정됐다.

 

또 태양광 시설이 도로에서 100~1000m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규제는 여전히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산지 태양광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는 1.0에서 0.7로 오히려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장 연구위원은 “정부 부처간 정책 혼선과 지자체의 각종 규제 등 에너지전환을 둘러싼 갈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조정하는 등 성숙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불합리한 규제를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정 기자 oceans.2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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