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 케뱅 5조 vs 카뱅 18조...같은 인뱅인데 몸값 差, 왜?

등록 2024.10.14 10:28:05 수정 2024.10.14 10:28:12

비교그룹 차이...카뱅 '해외 핀테크사' vs 케뱅 '카뱅·해외 인터넷은행'
케뱅 PBR 2.56배, 카뱅 상장과 3배 격차...카뱅, 주가 하락도 영향

 

[FETV=임종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이달 3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가치는 최대 5조원대로 잡았다. 

 

당초 7조원까지 기업가치를 희망하던 케이뱅크가 몸값을 재산정한 이유로는 고평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앞서 상장한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업들을 비교 대상으로 올려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산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인터넷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가 상장 당시 최대 1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것과 달리 케이뱅크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두 은행의 기업가치가 크게 차이나는 이유는 뭘까. 우선 PBR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카카오뱅크의 상장 시점(2021년 8월) PBR은 7.3배로 선정됐다. 카카오뱅크는 적정 시가총액을 산정하기 위해 비교그룹을 해외 플랫폼사 위주로 선정했다. ▲미국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컴퍼니(4.6배) ▲브라질 금융기술 회사 패그세구로(8.8배) ▲러시아 디지털 은행 타타컨설틴시서비스(8.0배) ▲스웨덴 디지털 금융 업체 노르드넷(7.6배) 등이다.

 

반면 케이뱅크는 비교그룹으로 카카오뱅크(1.62배)과 미국, 일본 등의 인터넷은행인 뱅코프(3.11배), SBI스미신넷뱅크(2.96배)를 적용했다. 케이뱅크는 이들의 PBR 평균치인 2.56배를 상반기 말 자본총계(1조9556억원)에 적용한 뒤 공모자금 유입액을 더해 적정 시가총액을 산정했다.

 

국내 유일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상장 이후 지속 하락하며 케이뱅크의 평균 PBR을 끌어내렸다. 올 들어 카카오뱅크 주가는 21.0%(2만8000원→2만2100원) 내렸다. 상장일 최고 9만4400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76.5% 급락한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성장성에 회의론보다는 외부 이슈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컸다고 봤다. 최근 카카오뱅크 모기업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구속 기소되며 지배구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더해진 점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국내 유일 상장된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점에서 카카오뱅크가 피어그룹으로 설정됐다”며 “지배구조 관련해서는 카카오뱅크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재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는 지분 34%을 보유한 KT계열사 BC카드다. KT그룹은 총수가 없어 오너 리스크 부담이 낮다는 평가다.

 

한편 케이뱅크가 제시한 5조원의 기업가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과도하게 높은 가치 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주요 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 확장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지난 5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의 구입자금 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또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케이뱅크의 예수금 22조원 중 업비트 고객 예금이 4조원 규모로 거의 20%를 차지하고 있다”며 “업비트가 거래를 단절하면 케이뱅크에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23년 말 케이뱅크 내 업비트 고객 예치금 비중은 20.7%에 달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현재 업비트 고객 예치금 비중은 10% 때로 많이 내려온 상황”이라며 “자체 예금, 수신 상품 등을 늘리며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종현 기자 jhyun9309@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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