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AI(인공지능) 에이전트가 기사 취재와 작성, 보도를 담당하는 AI 기자들로만 구성된 뉴스 미디어가 창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실제로 그 뉴스 사이트에 들어가 AI 에이전트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들을 살펴보니, 실제 기자가 쓴 기사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해당 매체에서는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한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정보의 정확성이나 오류 문제, 다른 언론매체 뉴스들을 수집하며 발생하는 저작권 이슈들을 차치하고 가장 나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AI 에이전트 기자와 독자 간의 '소통' 방식 그리고 기사의 ‘투명성'이었다. AI 에이전트 기자는 독자가 질문을 하면 즉각적으로 답변을 제공하고, 해당 기사의 주제에 대해 더 깊은 토론을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제 독자는 더 이상 일방적인 정보 수신자가 아니라, 기사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추가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는 능동적인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대화형 소통 방식은 전통적인 미디어와는 확실히 다른 차원에서의 소통 경험을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AI 미디어는 취재와 기사 작성 과정에서 투명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기사 작성의 모든 과정이 기록되며, 언제, 어떻게 기사가 작성되었는지 독자가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미디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형태의 새로운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독자들은 단순히 기사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더 공고해질 가능성도 크다.
물론 AI 미디어의 긍정적인 면 만을 볼 수는 없다. AI와의 소통은 진정한 인간적 교감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AI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답변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인간의 복잡한 감정이나 사회적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독자가 AI와 대화를 나누며 정보에 대해 더 깊이 있게 탐구할 수는 있겠지만, 그 대화가 인간 대 인간 간의 감정적 공감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는 감정적 교감과 연결을 필요로 한다. AI는 이러한 인간적 소통을 완벽히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AI 미디어의 개인화된 정보 제공 방식은 또 다른 우려를 낳는다. AI는 독자의 관심사에 맞춰 기사를 추천하고, 같은 유형의 정보를 계속해서 제공하게 된다. 이는 소위 '필터 버블' 현상을 강화시킬 수 있다. AI가 독자 맞춤형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편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러한 편리함은 결과적으로 우리가 새로운 관점이나 반대 의견을 접할 기회를 차단할 위험이 있다. 우리는 듣고 싶은 정보만 듣는 소통에 갇힐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소통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다양한 의견과 시각을 접하지 않는 소통은 결코 건강할 수 없다.
그렇다면 AI 미디어의 시대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AI가 우리의 소통 방식을 크게 바꾸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달려 있다. AI가 제공하는 편리함과 투명성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인간적 소통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나갈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AI가 정보를 처리하고 대화를 대신할 수는 있지만, 감정 교감과 비판적 사고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임현정 무버먼한국 & 꺼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