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오랜만에 뜨거워졌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실명계좌 제휴 계약을 맺고있는 케이뱅크,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를 포함해 이달 22개 기업이 청약을 진행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른바 'IPO 대란' 참여가 전망된다. 22건은 지난달 단 두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10배 늘어난 수치이자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에 올 상반기 기관 수요예측을 거친 29개사가 모두 공모가 상단을 기록하고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이 124%를 기록했던 활황장이 재현되는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IPO의 열기가 지속되려면 증권사의 역할과 함께 투자자도 신중해야한다.
IPO 청약 역시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시작하며 손해를 볼 수 있다. 지난 8월에 상장한 '아이스크림미디어'의 경우, 공모가 3만2000원으로 시작했지만 상장 이후 공모가를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아울러 현재 신규 상장 기업들 중 약 64%가 상장 후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 대부분은 코스닥의 적자 기업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술 특례로 상장된 곳들이다.
최근 하반기 새내기주들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6%p 이상 하락해 평균 1%대로 추락한 점도 주목해야한다. 기관 투자자들조차도 단기 매매 성향을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모주에 대해 기관이 일정 기간 보유를 약속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증권사들은 기업공개 주관사로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투자자들에게 이를 설명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올해 일부 증권사들은 청약 성사에만 집중하여 기업가치를 부풀리는 현상이 벌어졌고, 뻥튀기 상장 논란으로 인한 문제가 불거지자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돌입하기도 했었다.
투자자들이 갖춰야할 자세는 각 기업의 재무 상태와 시장 내 위치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다. 상장된 모든 기업이 성장 잠재력을 지닌 것은 아니며, 공모가가 실제 가치와 괴리가 있는 경우가 존재한다. 특히 공모주의 흥행과 상관없이 이후의 주가 흐름이 안정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청약 경쟁률이나 마케팅 문구에 현혹되지 않고, 증권신고서 검토를 통해 본질적인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IPO의 흥행 지속에 있어서 투자자들의 손실은 치명적이다. 아울러 오랜만에 찾아온 IPO시장 열기는 올해 연말과 내년 초 공모주 시장의 흥행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의 신중한 선택과 증권사들의 정확하고 투명한 평가가 동반되야 IPO 열기가 지속되며, 시장의 신뢰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