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틈새시장서 '양질의 빚' 끌어온다...조달지도 넓히는 은행권

등록 2024.10.08 09:38:54 수정 2024.10.08 09:39:03

세계 첫 포모사 커버드본드 발행...'다양성·포용성' 연계 시도도
'농업지원' 소셜본드 등장...높은 유효수요로 조달비용 감소 효과

 

[FETV=권지현 기자] 국내 은행권의 외화 '조달지도'가 넓어지고 있다.

 

그간 주로 미국과 몇몇 유럽국가에서 채권을 발행한 은행들이 대만으로 지역을 확장하는가 하면, 특수 목적 채권 등 분야에서도 조달 전략 선택지를 확장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통화정책 전환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자 기존 영역에만 의존해서는 매년 필요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4억달러 규모 포모사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를 발행했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자본시장에서 외국 금융회사나 기관이 대만달러가 아닌 다른 국가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미국 무위험지표금리(SOFR) 금리에 85bp(1bp=0.01%p)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SOFR는 미국채를 담보로 하는 1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일 산출된다.

 

포모사본드로 커버드본드가 발행된 건 세계 최초다. 시장이 신한은행의 이번 채권 발행을 주목하는 이유다. 대만은 최근 커버드본드 관련 법률이 제정됐는데, 신한은행은 이 틈을 포착해 투자자 설득에 적극 나섰다. 그린본드(green bond) 형태로 친환경 조달에 나선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였을 것이란 관측이다. 외화 커버드본드를 활용하면 은행은 조달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외에서 커버드본드는 'AAA' 등급을 인정받는다. 만약 국내 시장이 경색되더라도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해 대만 현지의 주요 투자기관들을 직접 만나 커버드본드의 구조와 안정성에 대해 설명했다"며 "이번 포모사 커버드본드 발행을 통해 조달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8억달러 규모의 소셜본드(social bond) 발행에 성공했다. '소셜본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채권의 하나로, 조달 자금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용도로 제한되는 특수 목적 채권을 말한다. 기업은행의 이번 발행은 글로벌 채권 발행 이래 가장 큰 규모다. 

 

3년 변동금리부채권(FRN),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라는 듀얼 트랜치 구성으로 다양한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발행금리는 3년 변동금리부채권은 SOFR 금리에 62bp, 5년 고정금리부채권은 미국 5년 국채금리에 57bp를 더한 수준으로 공정가치 대비 3bp가량 낮은 마이너스 신규발행 프리미엄(NIP)을 달성했다. 특히 5년 고정금리부채권의 국채 대비 스프레드는 기업은행이 외화채권 발행을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국내 처음으로 다양성 및 포용성(Diversity&Inclusion) 기준에 부합하는 기관이 보조간사로 참여해 추가 투자자 수요를 얻어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업은행은 발행 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다문화 가족·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포용금융 지원 의지를 투자자에게 적극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물량, 금리, 국내 최초 다양성 및 포용성 연계 시도 등 다양한 기록을 달성한 의미있는 발행이었다"며 "각국 중앙은행, 국제기구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우량투자자 저변을 확대하고 성공적인 발행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NH농협은행은 SOFR 금리 도입 후 은행권 처음으로 3년 변동금리부채권과 5년 고정금리부채권으로 구성된 듀얼 트랜치 전략을 도입한 바 있다. 지난 7월 6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글로벌 '농업지원(Agriculture Supportive) 소셜본드'를 발행, 국내 은행권 조달 지형을 한 차례 확장했다. 최종 발행금리는 3년 변동금리부채권은 SOFR 금리에 80bp, 5년 고정금리부채권은 4.798%로 시장 유통물 보다 낮은 금리로 조달했다. 농협은행은 농업지원 소셜본드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전액 농업인 및 농업 부문 금융지원에 활용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업지원 소셜본드 발행을 위해 2주간 아시아, 유럽 및 중동(두바이·아부다비)지역 로드쇼를 진행했다"면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 등 헤드라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해외투자자로부터 농업정책 금융기관으로서의 안정성과 자산건전성·수익성 등을 인정받아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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