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40% 폭락한 넥슨게임즈, 반등 포인트는

등록 2024.09.09 10:03:08 수정 2024.09.09 14:14:52

 

[FETV=석주원 기자] 넥슨 계열사 넥슨게임즈의 주가가 한 달 사이 40% 이상 폭락하며 여러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넥슨 계열사인 넷게임즈와 넥슨GT가 2022년 3월 합병 출범한 회사로 대표작으로는 모바일게임 ‘블루 아카이브’와 PC 온라인 FPS 게임 ‘서든 어택’이 있다.

 

넥슨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933억원과 1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6% 133% 상승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는 매출 962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면서 60억원의 손실을 봤다. 넥슨게임즈 측은 신규 인력 채용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사무 공간 확보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넥슨게임즈의 주가는 한 달 만에 40% 이상 폭등하는 등 한때 3만원을 넘어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가 고공행진은 7월 출시한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의 초기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난 덕분이었다. 하지만 8월 이후 퍼스트 디센던트의 흥행이 주춤하면서 넥슨게임즈의 주가는 빠르게 오른 것 이상으로 가파른 하향 곡선으로 돌아섰다.

 

 

◇ 주가 널뛰기의 원인 ‘퍼스트 디센던트’

 

넥슨게임즈의 주가가 두 달 사이 널뛰기를 한 이유는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의 영향이 크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사냥과 파밍 요소를 결합한 3인칭 루터 슈터 장르의 액션 게임으로 미려한 그래픽과 캐릭터로 큰 관심을 받았다. 부분 유료화라는 과금 방식과 게임성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와중에서도 캐릭터로 이슈 몰이를 하며 출시 초반 상승세를 탔다.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에서 출시 초기 최고 동시접속자 26만명을 돌파하며 ‘P의 거짓’과 ‘스텔라 블레이드’에 이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는 또 하나의 K-게임으로 등극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플레이 시간이 길어지면서 게임 출시 전 베타테스트 때부터 지적 받았던 여러 단점들이 점차 부각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초반에는 원활하게 흘러갔던 개발진들과의 소통도 갈수록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여기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즌1 업데이트가 공개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결국 서비스 시작 초기에 최고 26만명을 찍었던 동시접속자는 빠르게 감소해 현재 3~4만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결국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은 시즌1 업데이트 다음날 넥슨게임즈 주가도 17% 급락하며 게이머들의 여론이 그대로 시장에 반영됐다.

 

다만, 퍼스트 디센던트의 현재 상황이 최악인가 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스팀 동시접속자 3~4만명은 전체 게임 동시접속자 순위에서 50위권 안에 들어가는 숫자이며, 이 수치가 꾸준히 유지만 된다면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근 1주일간의 동시접속자 수치만 놓고 보면 3~4만명의 동시접속자가 유지되고 있으며 살짝 오르는 추세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단순한 실적 추이나 전망만을 놓고 보면 이렇게 주가가 급락할 요인은 크지 않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도 이번 주가 하락은 시장 상황에 비해 하락폭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 자료에서는 동시접속자가 빠진 현시점에서도 퍼스트 디센던트의 일매출을 1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부정적 여론에 비해 매출은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 차기 모바일 프로젝트도 중요

 

퍼스트 디센던트가 나오기 전까지 넥슨게임즈의 주력 게임은 블루 아카이브와 서든 어택이었다. 두 게임 모두 시장에 안착해 안정적인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지만 더 이상의 시장 확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기대를 모았던 블루 아카이브의 중국 시장 진출이 큰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넥슨게임즈의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런 상황에서 출시된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초기 상당한 인기를 얻으며 매출적으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을 것으로 여겨진다. 당장은 게임에 대한 불만과 이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으로 주가에도 악영향을 받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이용자 추이가 하반기까지 쭉 이어진다면 주가는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남은 과제는 퍼스트 디센던트 이후다. 퍼스트 디센던트 출시 전까지 넥슨게임즈의 매출 비중은 모바일이 상당히 높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의 약 70%가 모바일게임에서 발생했다. 넥슨게임즈의 모바일게임으로는 2019년에 출시한 MMORPG ‘V4’, 2021년 출시한 블루 아카이브 그리고 2022년 출시한 MMORPG ‘히트2’가 있다.

 

이 중 V4는 올 초 글로벌 서비스를 철수하고 국내 서비스만 남아 있지만 매출 순위에서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V4의 뒤를 잇는 히트2는 지난해까지 순항했지만 올해 순위가 급락해 마찬가지로 국내 매출 순위 100위권에 걸쳐 있다. 현재 넥슨게임즈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블루 아카이브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더 큰 매출이 발생하며 넥슨의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지탱하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의 성공을 재현하기 위해 블루 아카이브를 탄생시킨 김용하 총괄PD를 책임자로 하는 차기작 프로젝트RX를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넥슨의 대표 IP인 던전 앤 파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멀티 플랫폼 오픈월드 액션RPG ‘프로젝트DW’도 준비 중이다. 중요한 건 시기다.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개발 중인 프로젝트들이 얼마나 빨리 공개하느냐에 따라 넥슨게임즈의 주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석주원 기자 stone@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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