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인 미국 주식 주간거래 취소 사태는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금융 서비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사건이다. 해외주식 주간거래는 낮 시간대에도 거래할 수 있게해, 정보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투자자들이 담당 PB(프라이빗 뱅커)와의 상담을 통해 투자할수 있게 했다. 그러나 대규모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고 증권사 간 시스템 복구 능력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주간거래 시스템이 언제나 거래에 열려 있을 것이라 믿어왔다. 그러나 최근 거래가 중단되고 주문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상황을 경험하면서 단순한 기술적 오류를 넘어, 투자자들에게 금융 서비스의 기본적인 신뢰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인 것만은 아니다. 단일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높은 의존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잠재적 위험으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그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적은 드물었다. 그 이유는 시스템 장애가 가끔씩 발생하더라도, 대부분 투자자들이 큰 손실 없이 넘어갈 수 있었던 일시적이거나 일부 소수종목들에 국한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던 지난 5일, 거래 중단과 주문 취소가 잇따르며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들은 미국 증시 정규장 개장 전에 주문 취소 처리를 완료해 피해를 막았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제때 시스템을 복구하지 못해 시스템 부실 및 대응 능력 부족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 날 미국 정규장이 개장했음에도 거래가 불가능해 투자자들이 장시간 변동성에 대응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증권사들도 있었다. 변동성이 극대화된 시점에 투자자들의 대처능력에 차이를 만든것이다.
증권사들은 블루오션과의 'ATS와의 계약 조건'과 '위험성에 대한 사전 고지' 등으로 답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 서비스는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투자자들은 수십페이지에 달하는 약관 설명서가 아닌 브랜드 가치 등을 보고 증권사를 선택한다. 이에 자신의 자산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언제든지 필요한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아래 거래한다. 투자자들의 신뢰가 있었기에 해외 주식 거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 대신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증가했고 다수의 증권사가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 최근 발생한 이번 사건은 증권사들에게 신뢰 회복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스템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보상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더 촘촘한 방지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금감원은 피해자들을 위한 보상이 너무 장기화되지 않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