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게임 성지 판교를 꿈꾼다

등록 2024.08.27 10:55:16 수정 2024.08.29 17:25:34

 

기자에게는 게임에서 알게된 일본인 친구가 한 명 있다. 친구는 프로그래머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콘솔과 PC, 모바일, VR까지 섭렵한 코어 게이머다. 이에 기자는 4년 전 친구의 한국 여행 중 게임업계가 모여있는 판교 관광 가이드에 나서기도 했다. 친구는 넥슨 사옥의 메이플스토리 스태츄나 엔씨소프트 R&D센터 로비의 대형 스크린 등을 보며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성남시가 판교 콘텐츠 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던 시기였기에 이 경험을 기자수첩으로 작성하기도 했다.

 

코로나 19 팬데믹 탓에 많이 늦어졌지만 현재 판교에서는 콘텐츠 거리 조성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판교 콘텐츠 거리는 제1테크노밸리 중앙보행통로 750m 구간에 놀이·축제·소풍 등 3개 주제로 나눠 열린 공간으로 조성된다. 축제 공간은 게임과 콘텐츠를 주제로 다양한 문화 행사나 대규모 축제를 열 수 있는 광장으로 꾸며진다. 소풍 공간은 잔디광장, 놀이 공간은 직장인들의 휴식과 소통을 할 수 있는 휴게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기자는 판교 콘텐츠 거리의 조성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4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게이머들이 오프라인에서 마음껏 보고 즐길 수 있는 곳은 지스타나, 플레이엑스포 같은 1년에 한 번 열리는 대형 게임쇼가 전부다. 비록 당시보다 개최되는 행사의 수는 늘어났지만 여전히 상시 운영되는 볼거리, 즐길거리는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십억을 들여 만든 콘텐츠 거리가 그저 ‘공원’의 기능만 수행할 것 같은 걱정 또한 앞선다. 특히 일본의 아키하바라처럼 문화 중심지의 역할을 수행하기엔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마침 기자는 지난 주말 휴가를 이용해 일본 아키하바라에 다녀왔다. 아키하바라 일대는 여전히 발디딜 틈 없이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몰린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아키하바라가 서브컬쳐의 성지이자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난 비결은 지속성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키하바라 역사와 연결된 아트레 쇼핑몰은 꾸준히 게임과 애니메이션과의 콜라보로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있다. 일부 식당 또한 끊임없는 콜라보로 조금 외진 위치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끊이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서브컬쳐 관련 기업들과 주변 상권의 지속적인 협력 덕에 지금의 아키하바라가 만들어진 모습이다. 여기에 일요일에는 도로를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는 보행자 천국 시간에는 사건사고를 막기 위해 순찰하는 경찰관들의 모습에서 민관의 협력 또한 엿봤다.

 

이에 판교 콘텐츠 거리 또한 그저 일회성 이벤트 개최나 기간제 행사를 위한 공간이 아닌 지속적인 게임 문화의 성지로 거듭나기 위해선 지자체와 게임사들, 주변 상권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비록 콘텐츠 거리가 조성되는 판교 제1테크노밸리 주변은 기업들이 밀집돼있어 소음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 이미 직장인들을 위한 상권이 형성돼있어 드라마틱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다. 향후 판교 콘텐츠 거리가 진정한 게임 문화의 중심지이자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날 때를 기다려본다.



최명진 기자 ugaia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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