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發 쇼크’ 확산···셀러·고객·직원까지 직격탄

등록 2024.07.26 10:06:44 수정 2024.07.26 10:06:59

티몬·위메프 입점사들 줄줄이 계약 해지···금감원, 티몬·위메프 미정산 금액 1700억원 집계
소비자들 피해금액보다 셀러(판매자)·여행사 피해 규모 훨씬 커···대규모 집단소송 고려
피해 소비자들 위메프 본사 방문시 QR코드 통해 환불절차 입력 가능

[FETV=박지수 기자]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그룹 계열사인 티몬·위메프발(發)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도미노처럼 번졌다. 이번 사태로 티몬·위메프에 입점한 셀러(판매자)들이 가장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소비자와 직원들의 피해도 ‘눈덩이’다. 소비자들에 대한 환불은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판매자들은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한 상태다.

 

특히 거래 규모가 큰 디지털·가전 업체들과 여행 업종을 중심으로 중소 판매자들의 줄도산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피해 구제 및 법정 대응을 지원하며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큐텐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로 번진만큼 최악의 경우 부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소비자들이 현장에 찾아가 항의하면서 티몬 역시 이날 새벽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 신사옥에서 현장 환불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앞서 위메프는 지난 24일 밤부터 현장을 찾은 소비자로부터 환불 신청을 받았고 전날(25일) 오후 9시 기준 1400여 명에 대한 환불을 마쳤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티몬의 거래 추정액은 8398억 원으로 위메프(3082억 원)보다 2.7배 많다.

 

이처럼 소비자들에 대한 환불은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촉발한 판매자 정산 대금의 경우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되지 못한 상황이다. 티몬·위메프 등 큐텐그룹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셀러 업체는 약 6만 여 곳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소 판매자다. 대부분 자금 사정이 열악해 판매 대금 정산이 제때 이뤄져야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결과 티몬·위메프의 미정산액은 1700억 원가량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역시 추산치로 정확한 금액은 아니다. 판매자들이 이달 정산받지 못한 대금은 5월 판매분으로 아직 정산 시점이 도래하지 않은 6·7월분 판매 대금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지난 23~24일 양일간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티몬, 위메프 관련 민원은 2000건을 넘겼다. 특히 거래 규모가 큰 전자제품과 여행 업종 일부 판매자는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까지 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 판매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위메프를 통해 판매된 상품권 사용도 막히면서 소비자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티몬·위메프는 업계에서 유난히 상품권 할인 판매를 많이 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티몬·위메프는 각종 상품권을 선주문 후사용 방식으로 할인가에 팔아 인기를 끌었다. 상품권 시장은 소비자가 구입한 상품권을 제휴사에서 쓰면 제휴사가 상품권 발행업체에 다시 돈을 청구하는 구조인데 티몬과 위메프가 상품권 발행업체에 판매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상품권 제휴사들이 상품권 사용을 막은 것이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소비자 피해 구제를 1순위, 소상공인과 영세상인 구제를 2순위로 우선순위를 정해 놓고 일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 선정산 대출 시스템을 막은 것도 판매 업체들의 고통을 배가시키고 있다. 선정산 대출이란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가 판매 대금을 은행에서 먼저 지급받고, 플랫폼이 대금을 정산하는 날 은행이 정산금을 대신 받아 자동으로 대출이 상환되는 상품이다. 중소 판매자들의 자금 경색이 지속되면 회사가 문을 닫게 될 수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에는 중소 판매자들의 파산이 금융권에 피해를 입힐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티몬·위메프가 현재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해결하고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갖췄느냐다. 두 회사 모두 갚아야 할 빚이 자본보다 큰 자본 잠식 상태고 대규모 누적 적자로 자금을 동원할 여력도 없는 상태다. 현재 두 회사의 합산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9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티몬·위메프 두 회사 모두 재무 상황이 악화할 대로 악화한 데다 모회사인 큐텐 역시 2019년 이후 누적 적자가 수천억 원에 이르는 자본 잠식 상태로 알려졌다.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해 큐텐이 인수한 AK몰, 인터파크커머스(쇼핑·도서)에 입점한 판매자들 역시 불안에 떨고 있는 상태다. 앞서 큐텐은 올해 하반기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지난 2022년 9월 티몬을 인수했다. 지난해 3·4월에 각각 인터파크커머스·위메프, 올해 2,3월엔 AK몰과 글로벌 플랫폼 위시까지 연달아 사들이며 몸집을 키웠다.

 

현재 티몬·위메프 상당수 직원이 이미 이탈한 상태다. 남아있는 직원들은 대부분 재택근무로 전환한 상황 속에서 당장 다음달 급여는 물론 퇴직금 지급 여부까지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큐텐그룹을 이끄는 구영배 대표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이번 사태는 지난 11일부터 불거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구영배 대표가 나와서 사과든 보상안이든 발표를 하더라도 상황은 쉽게 가라앉지 않겠지만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대표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지수 기자 kjh_5622@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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