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 숙제' 푼 우리은행 조병규, 임종룡 믿음에 화답

등록 2024.07.26 09:33:23 수정 2024.07.26 10:36:44

우리銀, 중소기업·가계대출 역성장 탈피...수익성 지표 12%대 도달
조 행장, 취임 때부터 '영업력' 강조...그룹 수장 특명 1년 만에 준수

 

[FETV=권지현 기자] "현 주소를 냉정하게 인식해 타 은행과 격차를 빠르게 축소시키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노력하자" (조병규 우리은행장, 작년 7월 열린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지난해 7월 취임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올해 2분기(4∼6월) 역대급 실적을 기록, '장고' 끝에 은행장으로 자신을 선택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믿음에 화답했다. 취임 초부터 임직원들에게 기업금융을 필두로 한 영업력 강화를 강조했을 만큼 절실했던 조 행장. 은행 수장이 된 이후 받아든 3개 분기 성적표 모두 전년보다 못해 아쉬웠지만, 이번 성적으로 취임 1년 만에 처음으로 웃게 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674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1조4720억원)보다 13.7% 늘어난 규모로, 2019년 지주 설립 후 최대 반기 실적이다. 1분기 순익은 1년 전보다 8.4% 줄었지만, 2분기(8840억원) 순익이 45%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 9000억원에 가까운 이번 순익은 2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은행 호실적 덕분에 그룹도 2분기 순익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순익 개선은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도 드러난다. 우리은행의 6월 말 ROE는 12.56%로, 작년 3월 말(13.48%) 이후 5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12%를 넘어섰다. ROE는 작년 9월 말 11.88%에서 12월 말에는 9.68%까지 급락, 2021년 12월 말(9.92%) 이후 2년 만에 10%를 밑돈 바 있다. 올해 3월 말 11.96%로 회복하는 데 성공했지만 우리은행으로선 성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분기 ROE 개선이 간절한 시점이었다. 'ROE'는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자기자본 운영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뤄졌는지 보여준다. 

 

ROE 개선에는 대출 분야별로 고른 성장을 달성한 점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기업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중소기업·가계 대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6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중소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은 연초 대비 각각 4.4%, 0.3% 증가했다. 1년 전 두 분야 대출 모두 1% 이상 역성장했음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이뤄낸 괄목할 만한 성과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작년 상반기에는 전년 증가율보다 7%포인트(p)가량 크게 뒷걸음질 쳤으나, 올해 다시 5.5%p 끌어올리며 증가세로 전환시켰다. 가계대출은 연초보다 올해 상반기 0.3% 소폭 성장하는데 그쳤지만, 2022년부터 이어진 마이너스(-) 성장률 고리를 끊어냈다.    

 

 

조 행장으로선 취임 1년 만에 임 회장의 '특명'을 잘 받아든 셈이 됐다. 앞서 임 회장은 조 행장 취임 약 보름 만에 열린 '2023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계열사 대표들에게 "기업금융 명가 부활,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기반으로 재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며 "기업금융 강자가 되기 위해 영업력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임 회장이 조 행장을 은행 수장으로 앉힐 때부터 그를 기업금융 회복을 이룰 적임자라고 생각했다는 뜻이다.  

 

조 행장은 중소기업에 집중, 결과적으로 '통했다'. 실제 그는 취임사에서 "중소기업 특화채널을 신설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자"고 강조했다. 그가 취임 이튿날 바로 찾은 곳도 지역 인근 소상공인 사업 현장이었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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