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 코인시장 앞날은?

등록 2024.07.25 09:59:10 수정 2024.07.25 10:09:07

이더 ETF 순유입액·거래량, 비트코인 ETF 대비 5분의 1 수준
"해리스, 트럼프보다 비우호적"...美 대선 결과에 향방 갈릴듯

 

[FETV=심준보 기자]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를 시작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쌍두마차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이더리움 ETF의 순유입액과 거래량이 비트코인 ETF 출시 당시보다 현저히 적은 데다, 마운트곡스 비트코인 상환 시작, 미국 대선 불확실성 증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코인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빗썸 시세 기준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2.71% 떨어진 466만원대 가격에 머물고 있다. 비트코인 역시 24시간 전보다 1.59% 내린 917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은 어제도 각각 1.48%, 0.59%씩 하락했었다. 이는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이 이더리움 가격 상승은 물론 비트코인 시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와 상반된 결과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9개 이더리움 현물 ETF가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첫날 순유입액은 1억700만달러(약 1477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첫날 순유입액 6억2500만달러(약 8655억원)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거래량도 10억8000만달러로, 비트코인 현물 ETF 첫날 거래량(45억달러)의 약 4분의 1에 불과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가 낮았던 것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가상자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다시 비트코인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팀은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 첫 해 50억(약 6조9246억원)에서 60억달러(약 8조3096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출시 초기 코인 시장의 반응은 잠잠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파산한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보유했던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BCH) 상환이 시작됐다. 지난 2014년 해킹으로 파산한 마운트곡스는 채권자들에게 약 80억달러(약 1경8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과 BCH를 돌려줘야 하는데, 이 물량이 시장에 대거 풀릴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실제로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이 시작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도 코인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면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 왔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코인 넥소의 설립자인 안토니 트렌체브는 "최근 비트코인 하락은 갑작스러운 조 바이든 대통령 대선 출마 포기와 카멀라 해리스의 부상에 따른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새로운 친암호화폐 입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였던 경주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이후 시장 전망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가 장기적으로 이더리움 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더리움은 현물 ETF가 미국에서 출시되며 비트코인과 함께 차별화된 수급의 수혜를 받을 전망"이라며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상자산 친화적인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시 이더리움도 수혜가 예상돼 '트럼프 트레이드'로 분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스테이킹 옵션이 빠진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가상자산 마켓 메이킹 업체 윈터뮤트는"비트코인의 경우 '디지털 금'이라는 인식이 성공적으로 자리잡힌 반면, 이더리움의 경우 투자자들이 매수할 근거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준보 기자 junboshim13@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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