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종훈 형제, 한미약품 경영권 지킬 수 있을까?

등록 2024.07.08 09:54:10 수정 2024.07.08 09:54:22

임종윤·임종훈 형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만남 요청
신동국 회장 “모녀와 함께 전문경영인 선임”···본인도 “직·간접적으로 관여”
한미약품그룹 임시주주총회 개최···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 교체 가능성

[FETV=박지수 기자]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지 100여일 만에 다시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봉착했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두고 모자(母子)간 경영권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다. 올해 초 OCI그룹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형제 편에 섰던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손을 잡으면서다. 업계에서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이달 중순 계획대로 한미약품 이사회를 열어 본인의 대표이사 선임안을 의결하고 수장 자리에 오를 계획이다. 그동안 임종윤·종훈 형제편에 섰던 신 회장이 모녀 측과 손을 잡자, 해외 출장중이었던 임종윤 이사는 신 회장에게 만남을 요청하고 귀국하는 대로 신 회장과 만나 한미약품그룹의 나아갈 방향 및 합의점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 역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 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은 올해 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다.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반대하면서다. 지난 3월 28일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승리하면서 ‘형제 경영’으로 끝나는 듯했다. 당시 신동국 회장은 임종윤 이사·임종훈 대표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신 회장이 마음을 바꿔 모녀 측과 손을 잡으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된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3일 한미약품 모녀의 지분 일부(총 6.5%·444만4187주)를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또 세사람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 계약(의결권공동행사약정)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신 회장·송 회장·임 부회장의 합산 지분율은 34.79%로, 직계가족·우호 지분까지 더하면 총 48.19%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반면 임종윤 이사(12.46%)와 임종훈 대표이사(9.15%)가 보유한 지분에 우호 지분까지 합해도 29.07%에 그친다. 이에 임종윤·임종훈 형제는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임종윤 이사는 모녀 측이 한미사이언스 공시를 위반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에 공시가 됐는데, 이사진으로 참여하는 임종윤⋅임종훈 형제는 보고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임종윤 이사는 이달 중순 한미약품 이사회를 강행할 예정이다. 한미약품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 이사진은 총 10명이다. 한미약품 이사진 10명중 모녀 측과 장·차남 측 인사는 6대 4였다. 그러나 신 회장이 마음을 바꾸면서 7대 3으로 형제 측이 더 불리해졌다. 일각에서는 형제들이 장악한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또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9인으로 구성돼 있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상 이사회는 최대 10인으로 구성할 수 있다. 만약 송 회장 측이 신 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한다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 씨 형제 측 인사 5명, 송 회장 측 인사 5명으로, 양측의 이사 수가 같아진다. 

 

한미약품 감사위원회가 북경한미 부당내부거래 의혹과 관련해 공식 업무 집단에 돌입한 것도 임종윤 사내이사에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임종윤 사내이사가 회장으로 있는 코리그룹 계열사와 북경한미간 일감 몰아주기, 불투명한 계약 등이 대상이다. 코리그룹 계열사 룬메이캉이 한미약품 자회사인 북경한미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의 중국 내 유통을 담당하는 것과 관련해 부당 내부거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의혹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은 지난 5일 저녁 임원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며 “경영에 위해가 될 수 있는 위중한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이사가)이달 중순 계획대로 이사회를 개최해 한미약품 대표이사직에 오르더라도 떨어진 주가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소액주주들이 전처럼 형제쪽 편에 설지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지수 기자 kjh_5622@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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