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수수료 인하에 업계 '냉랭한' 눈길, 왜

등록 2024.04.25 11:11:37 수정 2024.06.27 15:58:31

[FETV=심준보 기자] 삼성자산운용의 ETF(상장지수펀드) 상품 운용보수 인하가 업계로부터 냉랭한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운용은 최근 미국의 S&P500과 나스닥 등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 4종의 보수를 기존 0.05%에서 0.0099%로 인하했다. 삼성운용은 장기 적립식 투자 문화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수 인하는 투자자에게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이용하게 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가격 경쟁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 ETF 시장 상황을 알고 나면 다른 모습이 보인다.

 

최근 국내 ETF 시장 규모는 매우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순자산 100조원을 넘어섰고 약 10개월만인 최근 40%가 늘어 14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은 1, 2위와 나머지 3~6위 운용사간 격차가 매우 크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합산 80%에 가까운 점유율에 3위 KB자산운용 4~7위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이 비슷한 수준의 점유율로 나머지 20% 점유율을 나눠가진 형세다. 다만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은 점유율은 줄고 있다. 미래에셋의 ETF 점유율은 지난 2022년까지 37.7%까지 늘었는데 지난해 36.9%로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운용도 42%에서 40.3%로 낮아졌다.

 

삼성운용의 점유율 하락이 미래에셋이 아닌 KB자산운용 등 후발 운용사들의 추격에 기인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장이 정체된 상태로 운용사간 경쟁이 치열했다면 출혈 경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전체 ETF 시장의 폭발적 성장하고 있어 운용사와 투자자 모두 득이되는 상황이다.

 

시장 점유율은 하락했지만 전체 규모가 줄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를 선도하며 전체 ETF 시장 성장을 이끌어야 할 '맏형'인 삼성운용이 수수료 인하에 대해 너무 쉬운길을 택한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통상 시장의 후발 주자들은 막대한 마케팅비 지출 대신 수수료 인하 방식을 통해 투자자에게 어필하고 판매 확대를 꾀한다. 특정 부문에서 열세라고 할지라도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회사가 보수를 낮춘것이 생색내기로 비춰질 수 있는 이유다. 

 

업계도 삼성운용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고찰하며 ETF의 전체 시장 향상을 위해 운용사들 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에도 힘썼으면 한다. 예를들어 같은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이 다수 존재한다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운용사별로 보수를 일치시키거나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식으로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필요할 것이다.  투자자가 운용보수가 더 낮은 상품의 존재를 몰랐다면 금융사가 투자자 보다 우월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방관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실례로 미래에셋,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은 'Dow Jones U.S. Dividend 100 Price Return Index'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매매중개수수료율에 TER(총보수비용)을 더한 투자자의 실부담비용은 0.1805%부터 0.3457% 까지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삼성자산운용이 쏘아올린 ETF 수수료 인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심준보 기자 junboshim13@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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