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얼마나 많길래...5대은행 모두 뛰어든 '고액자산가 서비스'

등록 2024.04.24 09:06:24 수정 2024.04.24 10:20:48

 

[FETV=권지현 기자] "지금은 고금리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코로나19가 한창 확대되던 시기에 각국 정부는 재정 부양과 통화 완화정책을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시장에 유동자금이 증가하자 부동산과 주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자산가치는 급등했습니다. 다양한 투자수단으로 단기간 부를 축적한 영리치가 대거 탄생하고 부의 수준이 압도적으로 큰 슈퍼리치도 늘어났습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간 고액자산가를 겨냥한 '프리미엄' 자산관리(WM)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수수료이익 확대를 위해 은행들은 이전부터 WM 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고액' '초고액' 자산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대놓고' '뜨겁게' 경쟁한 적은 많지 않았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언급처럼, 코로나 시국을 지나면서 단기간 압도적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대거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 "부자, 몇명이나 되는데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연말 발간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45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7.5%(3만2000명) 늘어났다. 전체 인구의 0.89% 수준이다. 10억~100억원 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가 91.2%(41만6000명)를 차지해 주를 이뤘다. 100억~300억원 미만인 '고액자산가'는 6.9%(3만2000명), 30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는 1.9%(9000명)였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가진 이들은 2년 전(39만3000명)보다 16%(6만3000명) 증가했다.

 

최근 NH농협은행은 고액자산가를 겨냥해 '증여 서포터즈' 발대식을 개최했다. All100자문센터 내 부동산 전문가, 세무사 등으로 구성된 서포터즈가 증여 물건·형태별 절세전략, 상가 재산가액 평가 및 상가 임대 수익 활용 방안, 금융상품을 활용한 증여 재구성 전략 등을 제공한다. 농협은행은 2020년 조직개편을 통해 All100자문센터를 신설했다. All100센터가 금융·세무·부동산·은퇴 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에 집중한 것이라면, 이번 증여 서포터즈는 '부자'를 한정 겨냥한 것이 특징이다. 

 

김용욱 투자상품·자산관리부문 부행장은 "최근 부(富)의 자산이전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증여 서포터즈 서비스가 복잡하고도 중요한 이슈를 앞에 둔 고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참전으로 5대 은행간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를 증명하듯 하나은행은 농협은행과 비슷한 시기, 프리미엄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 '부동산 올케어 솔루션'을 선보였다. 지난달 신한은행이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를 출시, 고객에 시세 조회, 대출 관리, 매매 예산 시뮬레이션 제공에 나섰는데, 여기에 하나은행은 증여·상속·리모델링·운용수익 등을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 수입 관점에서 보면 일반고객 100명보다 고액 자산가 1명으로부터 얻는 수수료수익이 훨씬 낫다고 본다"면서 "은행들이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저마다 내놓고, 영업점을 줄이면서도 이른바 돈이 되는 지역인 강남, 서초, 송파 등에는 PB(프라이빗뱅커)센터를 늘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엄 자산관리 브랜드는 은행 전반적인 이미지와도 연결된다"면서 "은행들이 큰 돈을 들여 유명인을 광고 모델로 섭외하고 자산관리 브랜드를 별도로 론칭하는 것도 고급스런 이미지를 통해 부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 "얼마면 될까?"

 

대형은행들의 부자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는 얼마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을까. KB국민은행은 VIP고객 자산별로 세 유형의 PB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골드앤와이즈 일반 PB 센터는 금융자산 3억원 이상을 보유하면 대상이 된다. '스타 PB'와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는 문턱이 더 높다. 각각 금융자산 5억원, 10억원을 갖고 있어야 이용이 가능하다. 

 

신한은행 PWM(개인자산관리) 패밀리오피스는 금융자산 100억원 내외 고액자산가와 그 가문이 대상이며, 하나은행이 '클럽원 PB센터'와 '클럽원 한남 PB센터'에 운영 중인 '하나 패밀리오피스&트러스트' 서비스는 30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해야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투체어스'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고객이 대상이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사업부 관계자는 "대형은행마다 고액자산가 기준이 있긴 하지만 모든 서비스를 그 기준에 따라 적용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를테면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의 경우 당연히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 고객이 되겠지만, 10억원 등 그보다 더 적은 금융자산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오래 전부터 해당 은행, PB 등과 관계를 잘 쌓아온 고객에게는 고액자산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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