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 유동성비율 5년래 '최대'

등록 2024.04.23 10:32:49 수정 2024.04.23 10:35:59

10대 저축은행 유동성 비율 226%...순위 낮을수록 높아
고금리 상품 만기 앞둔 영향, 불확실성 대비 측면도 有

 

[FETV=임종현 기자] 대형 저축은행의 작년 유동성비율이 200%를 넘기며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에서 권고하는 유동성비율 두 배를 웃돌았다.

 

대규모 순손실에 예금자의 불안 심리가 커지며 일각에선 대규모 자금이탈(뱅크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지표만 놓고 보면 기우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2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자산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페퍼·다올·신한·상상인·OSB)의 평균 유동성비율은 226%를 기록했다. 전년(162%) 대비 64%포인트(p) 높다. 2019년 말(136%)와 비교하면 90%p 개선됐다. 

 

 

유동성비율은 3개월 이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나 예금에 대해 즉시 지급할 수 있는 자금의 보유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다, 금융당국에서 권고하는 기준은 100% 이상이다.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 유동성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상상인저축은행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작년 말 유동성비율은 555%로, 전년(214%)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어 ▲다올저축은행(257%) ▲OK저축은행(250%) ▲한국투자저축은행(245%) ▲OSB저축은행(208%) ▲애큐온저축은행(192%) ▲웰컴저축은행(173%) ▲SBI저축은행(132%) ▲페퍼저축은행(128%) ▲신한저축은행(119%) 순이다. 

 

 

특히 상위 5대 저축은행보다는 6~10위권 저축은행들의 유동성 비율이 높았다. 페퍼·다올·신한·상상인·OSB 등 6~10위권 저축은행의 평균 유동성 비율은 253%로,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평균 198% 보다 55%p 가량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업계가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배경에는 지난 2022년 10월 발생한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 이후 악화하기 시작한 금융시장의 여건이 자리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금융권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자 저축은행들은 은행 예금금리보다 0.8~1.0%p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수신금리 경쟁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저축은행은 채권과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과 달리 예금으로만 수신고를 채워야한다. 

 

대형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 2022년 하반기 은행권에서 예금금리를 큰 폭으로 높이면서 저축은행 업권도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신금리를 크게 높인 적 있다. 이후 유동성비율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며 “또한 시장의 불확실성 등을 대비해 기준치 이상으로 유지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로 유치한 예금 만기가 줄줄이 돌아오면서 유동성비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유동성비율이 높게 유지된 이유로는 지난 2022년 유치한 고금리 상품들이 만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 위기에 고금리 특판 경쟁을 벌였던 저축은행들이 작년 수익성이 급감하자 더 이상 수신 경쟁을 하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유동성비율은 과거에도 한 140%를 넘는 등 높게 유지됐다. 유동성비율은 이슈가 있을 때 오르며, 주로 예금 만기가 돌아올 때 크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더 떨어질 요인이 있다. 작년에는 유동성 확보가 현안이었다 보니 준비하는 차원에서 쌓았다면, 앞으로 영업이 잘되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임종현 기자 jhyun9309@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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