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사상 최대 이자이익에도...5년간 일자리 5500개 줄어

등록 2024.03.25 09:14:38 수정 2024.03.25 09:49:58

매년 일자리 1100개 사라져...같은 기간 이자이익 50% 급증
대형은행 고용창출력 감소..."성장 위해선 영업인력 늘려야"

 

[FETV=권지현 기자] 고금리 기조 속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이자이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대형 은행들의 고용 창출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은행권 일자리 수가 최근 5년 새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정규·비정규직 포함) 수는 모두 5만5164명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8년 말(6만684명) 보다 5520명 줄어든 것으로, 매년 1100개가량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4대 은행 직원 수는 해마다 줄어 지난해 처음으로 5만5000명대까지 내려왔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일자리가 5년새 1778개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4대 은행 중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2018년 말 1만8000명을 넘어섰으나 작년에는 1만6293명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2018년 말 1만5389명에서 작년 말 1만3723명으로 1666명 줄었으며, 신한은행은 1만3995명에서 1만3263명으로 732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만3229명에서 1344명 줄은 1만1885명이었는데, 현재의 감소세라면 약 4년 뒤에는 1만1000명대를 밑돌게 된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은행 지점 수가 줄어 일반직, 무기계약직 모두 감소하는 추세"라며 "이 시기 비대면 업무가 늘면서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분야에 대한 수시채용을 통해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원 수 추이는 은행별로 달랐다. 작년 말 기준 신한은행 임원 수는 30명으로 2018년 말과 동일했으며, 하나은행(35→33명)과 우리은행(32→28명)은 각각 2명, 4명 줄어들었다. 반면 국민은행은 24명에서 45명으로 5년새 배 가까이 증가, 4곳 중 유일하게 임원 수가 크게 늘었다.  

 

4대 은행에서 5년간 5500개 이상 일자리가 줄었음에도 이자이익은 고금리 바람을 타고 급격히 불어났다. 작년 말 4대 은행이 거둔 이자이익은 33조6262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18년 말(22조1249억원)보다 52%(11조5013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역대급 이자이익에도 대형은행들은 고용 창출에 나서기는커녕 해마다 인력을 줄이고 있다. 

 

국내 대형은행의 인력 축소가 은행 성장 기조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이 지금의 순익 우상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업인력을 늘려 이자이익-비이자이익 간 수익구조 균형을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인력 감축을 통해 일부 재무적 성과를 이뤘으나 규모에 비해 부족한 인력수로 인해 은행의 지속 성장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은행들이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중심의 영업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인력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기보다는 오히려 아웃바운드(찾아가는 영업) 인력과 핵심채널인 지점의 영업인력 확충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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