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갈등’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 임박···표대결 향방은?

등록 2024.03.20 11:38:27 수정 2024.03.20 11:38:39

한미사이언스, 28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서 제51기 정기주총 개최
OCI 그룹과 통합 갈등···임종윤·종훈 형제 VS 송영숙·임주현 모녀 표대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 핵심 ‘키맨’···국민연금공단(7.38%) 등 표심 변수

[FETV=박지수 기자]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한미그룹 오너 가족간 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과 통합 계획을 밝힌 후 창업주 장·차남이 통합에 제동을 걸면서다.

 

한미약품그룹은 고(故) 임성기 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모녀,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한미정밀화학 사장 둘씩 나뉘어 경영권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장·차남이 자신들을 포함한 5명을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 가운데 어느쪽이 더 많은 우호 지분을 확보하느냐가 OCI그룹과 통합 및 오너가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한미사이언스가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가 아닌 경기도에서 정기주총을 여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한미약품그룹은 기존 주총 장소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번 주총이 예년과 달리 최소 3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쉽게 예상된다”며 “한미사이언스 정관에도 ‘주주총회는 본점 소재지(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무하로 214) 또는 그 인접지역에서 개최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정기주총 핵심 안건은 이사 선임 안건이다. 이번 정기주총에서 한미사이언스는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포함해 신규 사내이사 6명 선임안을 올린 상태다. 이에 맞서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자신들을 포함한 5명 선임안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벌이는 표 대결 결과에 따라 임종윤·종훈 형제와 송영숙·임주현 모녀 사이 경영권 분쟁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지난달 자신의 추천 인사가 한미사이언스 새로운 이사로 선임될 수 있도록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는 주주제안을 낸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이사 선임안을 일괄 상정하고, 이사회 총수인 6인 이상이 가결을 받을 경우 다득표 순으로 이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기존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사내이사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 등 4명이다. 주총 이후 새로 구성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6석으로 양측 후보자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6인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앞서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는 지난달 12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구주양수 및 현물출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방식의 양사간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통합이 완료되면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오른다. 양사 결합이 완료되면 지주회사인 OCI홀딩스는 각 그룹별 1명씩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한다. OCI 이우현 회장과 한미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아 각 분야를 운영하는 방안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가 내세운 사내이사 후보는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최인영 한미약품 전무(기타비상무이사)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사외이사) △서정모 전 신세계그룹 전략실 기획팀장(사외이사) △박경진 명지대 경영학화 교수(사외이사) 등 6인이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지난달 8일 주주제안권을 행사, 한미약품그룹 경영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 한미약품은 임종윤 사장이 각자대표를 맡아 직접 그룹을 이끌어나가겠단 구상이다. 기타비상무이사로는 한미약품 글로벌사업본부장 출신인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와 배보경 고려대 교수를 후보로 추천했다. 사외이사후보는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를 올렸다. 법무법인 지평은 임종윤 사장이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맡고 있는 법률대리인이기도 하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은 이사회를 3인 이상 최대 10인 이내로 구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측 후보 6명이 모두 선임되면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임종윤 사장 측은 5명을 진입시켜 과반수를 채운단 전략이다. 1표 차이로 이사회 진입 여부가 갈릴 수 있는만큼 주요주주와 소액주주를 얼마나 우군으로 끌어들여서 주총 출석주식수 과반을 확보하느냐가 경영권 분쟁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현재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우호지분과 임종윤·종훈 형제 측 우호지분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 가운데 표 대결의 열쇠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국민연금공단이 쥐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모녀측 지분은 32.95%, 형제측 지분은 지난 1월 26일 기준 28.42%다. 이에 따라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12.15%)과 국민연금공단(7.38%)의 지분을 끌어들이는 쪽이 표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양 측은 모두 신동국 회장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동국 회장은 지금까지 자신의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보다 하루 일찍 열리는 한미약품 정기주총에는 이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임종윤 사장 재선임 안건이 오르지 않았다. 대신 서진석 OCI홀딩스 대표이사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기로 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인용 결과도 이번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지방법원 재판부는 이르면 이날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임종윤·종훈 형제측은 지난 1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반발하며 수원지법에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한 24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아달라는 내용을 담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가처분 인용 결정이 나올 경우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이 막혀 OCI그룹과 통합 작업은 차질을 겪게 된다. 



박지수 기자 kjh_5622@fetv.co.kr
Copyright @FETV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제호: FETV | 명칭: ㈜뉴스컴퍼니 | 등록및발행일: 2011.03.22 | 등록번호: 서울,아01559 | 발행인·편집인: 김대종 | 편집국장: 최남주 |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66길 23, 901호(여의도동,산정빌딩) | 전화: 02-2070-8316 | 팩스: 02-2070-8318 Copyright @FETV. All right reserved. FETV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