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CEO열전]송창현 현대차 사장, ‘SW 유전자’ 이식 진두지휘

등록 2024.02.21 09:58:27 수정 2024.02.21 09:58:48

MS·애플·네이버 거친 정통 개발자 출신, 2021년 현대차그룹 영입
그룹 내 자율주행·모빌리티서비스 총괄…SDV 축 '포티투닷' 성과
일각선 “車 모르는 사람” 반발 움직임…협의·리더십 통합여부 주목

 

[FETV=김창수 기자] 송창현 현대차 Taas(Transport as a Service·서비스형 운송) 본부장(사장)은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SW) 최적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빅테크 개발자 출신으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 대표를 겸하며 모빌리티 서비스를 총괄한다. 일부에서 “차에 대해 잘 모른다”는 반발이 나오는 가운데 갈등을 봉합하고 리더십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인다.

 

송 사장은 1968년 1월 대구 출생이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전산학 학사, 퍼듀대 전산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컴퓨터 네트워크 시스템 업체 CTC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다. DEC와 컴팩,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재직한 엔지니어출신 전문경영인이다. 

 

그는 2013년 네이버로 이직해 최고기술경영자(CTO), 네이버랩스 대표를 지냈다. 2019년 초 네이버를 떠나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자율주행 TaaS 스타트업 ‘코드42(현 포티투닷)'를 설립했다. 2021년 현대차그룹에 TaaS 본부장(사장)으로 영입됐다. 포티투닷도 2022년 현대자동차에 완전 인수됐다. 송 사장은 현재도 포티투닷 대표를 겸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관심을 갖고 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17년 고양 킨텍스 서울모터쇼 현장에서 송 사장을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자동차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을 추구하는 송 사장을 눈여겨 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정 회장은 투자 지원과 함께 SDV 전략, 인력 채용 등 이 분야 전권을 사실상 송 사장에게 맡긴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이 송 사장을 영입하면서 처음부터 사장 직에 임명한 점, 기존 포티투닷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해준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송 사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참석, 그룹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향성을 글로벌 시장에 알렸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전시관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직접 송 사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송 사장에 대한 정의선 회장의 무한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송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포티투닷는 경영 성과도 상당하다. 포티투닷은 지난 2021년 11월 서울시 자율주행 운송플랫폼 사업자로 단독 선정됐다. 지난해부터는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에서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배송 등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송 사장은 정의선 회장 신임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 내 SDV 기반 ‘모빌리티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 사장은 지난 2021년 11월 ‘2021 HMG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넘어 사람, 사물,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모빌리티와 물류 분야 TaaS 제공자로 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동차라는 이동수단을 활용하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이동 자체가 서비스로 인식되는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이동 다양성과 복잡성을 보이지 않도록 해 물 흐르듯 쓸 수 있는 ‘클라우드 트랜스포테이션’을 세상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일각에서 불만이 제기돼, 송 사장이 갈등을 순조롭게 봉합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6일 R&D 조직을 첨단 차량 플랫폼(AVP) 본부와 R&D본부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AVP본부가 SW 개발을 전담하고 R&D본부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등 기존 자동차 관련 개발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CTO를 중심으로 R&D 업무를 수행했다. 다만 SDV 관련 개발은 포티투닷과 별도 조직인 SDV본부에 맡겼다. 기존에는 송창현 사장(당시 SDV본부장)이 포티투닷 대표를 겸하며 CTO 산하 R&D 조직과 협업했다.

 

현대차그룹은 SDV본부-선행기술원-남양연구소로 나눠졌던 SW 개발 조직을 일원화하고 기존 CTO 자리는 없앴다. 송 사장이 포티투닷 및 AVP본부를 이끌며 그룹내 SW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조직 내·외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감지됐다. “IT 개발자 출신이라 차를 잘 모르고, 현대차에 온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조직을 잘 이끌 수 있겠나”는 의문이 불만 목소리의 주요 골자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송 사장 과거 경력을 언급하며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일각의 지적에 대해 송 사장은 의연하다.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송 사장은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SDV 혁신 등 다양한 신사업을 위해서는 대규모 인재 채용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송 사장은 지난해 말 소셜미디어에 채용 공고를 공유하며 “자동차 산업의 본질이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AI)으로 재정의되는 글로벌 이동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 달리고 있다”며 “수없이 새로운 방향성에 너무나도 도전적이고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SW 및 AI 기반의 자동차를 같이 만들어 갈 분을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사장은 이처럼 현대차그룹내 소프트웨어 개발 전초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자동차 회사가 필요한 것에 집중한다’는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발판삼아 글로벌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의 텃밭을 만든다는 게 송 사장이 그리는 2024년 청사진이다. 정의선 회장이 송 사장에 대한 기대과 신뢰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김창수 기자 crucifygatz@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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