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장인화 전(前) 포스코 사장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8일 확정됐다.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지난해 12월 19일 구성돼 후보군 발굴을 시작한 뒤 51일 만에 나온 결론이다. 장 전 사장은 오는 3월 21일 정기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의결되면 포스코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한다.
50여일간 진행된 회장 후보 발굴 과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최정우 회장과 포스코홀딩스 사내·외 이사 등 16명은 지난해 캐나다와 2019년 중국에서 이사회를 열어 호화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으로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회(범대위)가 경찰에 고발, 수사를 받는 중이다.
이뿐 아니다. 지난달에는 포스코홀딩스가 2018년 7월 법인 명의로 한 채당 40억원이 넘는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에스테이트’를 매입, 전·현직 회장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호화 별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 들어선 범대위가 최 회장이 후추위에 특정 후보를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 포스코홀딩스 측이 이를 반박하느라 곤혹을 치르는 등 마지막까지 잡음으로 소란스러웠다.
이같은 안팎의 소란속에 포스크는 정통 ‘포스코맨’을 차기 회장을 선택했다. 내부 리더십 강화를 통해 안정과 쇄신의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이사진의 고육지책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당초 재계에선 이차전지 소재사업, 광물 등 포스코가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분야와 관련, 권영수 전 LG 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을 비롯한 외부 인사 낙점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기고 서울대(조선공학과) 출신인 장인화 전 사장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을 겨쳐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철강생산본부장, 포스코 사장을 거친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포스코는 그동안 재무 출신인 최정우 현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 회장직을 맡았다. 이번 장인화 전사장이 차기 회장으로 낙점되면서 포스코는 이같은 전통을 다시 이어가게 됐다.
장 전 사장을 현역 시절 직원들과 소통에 적극적이었던 ‘덕장’형 지도자로 통한다. 여야 정치권과 특별히 가깝지 않고 정치적으로도 중립적인 성향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1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위(‘월드 스틸 다이내믹스’ 통계)에 선정되는 등 핵심 사업인 철강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발 철강 제품 공급 과잉, 전기차 시장 침체에 따른 이차전지 수요 둔화 등으로 주춤했다. ‘33년 포스코맨’ 장인화 전 사장이 거세진 외풍을 막고 포스코그룹에 글로벌 대표 철강사의 위상에 걸맞는 경영 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3월 출항을 앞둔 '뉴 포스코 장인화號'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