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週 4일 일해요”…대기업에 부는 '유연근무제' 바람

등록 2024.01.24 09:34:14 수정 2024.01.24 09:34:26

포스코, 철강업계 첫 격주 주4일제…생산직은 4조2교대 유지
삼성전자·SK 등은 이미 도입…“생산성 개선·워라밸” 근로자 호평
현대차 노조, 공장도 주4일제 요구…확산 여부 촉각·찬반 갈려

 

[FETV=김창수 기자] 주 40시간 근무를 유지하며 일주일에 4일만 일하는 ‘유연근무제’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속속 도입되고 있다. 삼성전자·SK 등이 사무직, 정보기술(IT) 부문을 중심으로 시행 중인 가운데 최근 포스코도 철강업계 첫 격주 주 4일제를 실시했다. 현대차 노조가 주 4일 근무를 공약으로 내거는 등 타 직군 확산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22일부터 ‘격주 주 4일제형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했다. 시행 후 첫 격주 금요일 휴무는 오는 2월 2일이다. 포스코가 도입한 근로시간제도는 기존 필수 근무(격주 금요일 4시간)를 폐지해 직원들의 근로시간 선택 폭을 다양화한 것이다. 약 1만여 명에 달하는 상주 근무 직원들은 신설된 격주 주 4일제형 근로시간제 혹은 기존 근무 형태 중 원하는 제도를 선택할 수 있다.

 

격주 주 4일제를 적용하는 경우 2주 단위 평균 주 40시간 내 근로시간을 유지하며 첫 주는 주 5일, 다음 주는 주 4일을 근무할 수 있다. 월~목요일까지는 9시간, 격주 금요일은 8시간을 기본 근무시간으로 정하고 개인 일정에 따라 조정하는 방식이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 뿐 아니라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다른 계열사에도 주 4일제를 순차 도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포항·광양제철소 생산직 근로자는 기존 4조 2교대 근무를 유지한다.

 

주로 유럽에서 시험 중인 주 4일제 등 유연근무제는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퍼지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SK 및 계열사에서는 이미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부터 매달 한 차례 금요일에 쉴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4조 3교대 근무 체제인 생산직군을 제외한 삼성전자 직원은 매달 월급날인 21일이 속한 주 금요일에 쉴 수 있다. 

 

SK와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한 달에 두 번 금요일에 쉬는 부분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SK텔레콤에는 격주로 금요일에 쉬는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가 있으며 SK하이닉스는 매달 셋째 주 금요일이 휴무일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현재 주로 사무직에만 적용되는 주 4일제가 생산직 등 타 직군으로도 확산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노조가 주 4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당선된 문용문 지부장은 주 4일제 전면 도입, 정년 연장, 상여금 900%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문 지부장은 우선 올해 전주·아산공장 금요일 근무 시간을 현재 8시간에서 4시간으로 단축하는 안을 시범 시행한 뒤 내년부터 완전 주 4일제 도입을 사측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현재 2교대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 포스코 사례를 들어 주 4일제 도입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같은 산업계 유연근로제 도입에 대해 각계에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인크루트가 직장인 11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92.7%는 현재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 주 4일제 도입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주 4일제 도입 찬성 이유(복수응답)로는 ‘충분한 휴식으로 인한 업무효율 및 생산성 개선’(78.6%), ‘워라밸 문화 정착’(67.3%) 등이 꼽혔다.

 

반면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 생산성이 경쟁국에 비해 떨어지는 상황에서 주 40시간제가 겨우 자리잡고 있는 중”이라며 “섣불리 근로시간을 줄이면 기업 경쟁력이 약화돼 피해가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창수 기자 crucifygatz@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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