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김정균號, '신약·우주' 투트랙으로 매출 '1조 클럽' 희망가

등록 2024.01.15 10:54:08 수정 2024.01.15 11:12:29

보령, 2026년 매출 1조·영업이익 2000억원 달성 목표
카나브 등 신약과 오리지널 의약품 도입해 제약 강화
우주 헬스케어 지속 투자···향후 미래 먹거리 선점

[FETV=박지수 기자] 보령(옛 보령제약) 김정균호(號)가 올해 매출 ‘1조 클럽’ 입성을 노리고 있어 주목된다. 이를 위해 김정균 보령 대표가 선택한 카드는 우주 헬스케어 사업 확장과 신약 등 투트랙 전략이다. 우주 헬스케어에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문의약품 ‘카나브’를 내세워 취급상품의 차별함를 꾀한다는 게 김 대표가 갑진년 새해에 그린 '1조 클럽' 밑그림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 2022년 김정균 대표 취임 이후 같은 해 4월 우주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관련 사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김은선 보령 회장 장남으로, 창업주인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손자다. 보령은 최근 미국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기업 액시엄스페이스와 51대 49 비율로 공동 출자한 국내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BRAX SPACE)을 설립했다. 액시엄스페이스는 오는 2030년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민간우주정거장 ‘액시엄스테이션’을 개발 중인 우주 기업이다. 

 

브랙스는 지구 저궤도(LEO)에서 액시엄 기술과 우주정거장 인프라를 활용한 모든 사업 국내 독점권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 우선권을 갖는다. 브랙스 최고경영책임자(CEO)로는 임동주 보령 뉴포트리폴리오인베이스먼트(NPI) 그룹장이 선임됐다. 임 대표는 보령에서 우주사업 실무를 총괄했다. 인수합병(M&A)·기업자문 전문가인 이호 변호사가 선임됐다. 브랙스는 향후 우주정거장 내 연구·실험 플랫폼 서비스와 한국인 유인우주개발 프로젝트, 우주정거장 모듈 공동 개발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한다. 우주정거장을 활용한 연구·실험 수요 증가에 맞춰 초기 계획부터 발사, 수송, 실험 수행 등 모든 과정에 대한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게 보령 경영진의 방침이다. 

 

이처럼 보령이 우주산업에 뛰어든 이유는 우주 헬스케어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우주 산업 시장 규모가 2040년 1442조에 달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우주공간은 잘 알려진 것처럼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무중력 상태다. 때문에 무중력 상태에서 신약후보물질 탐색은 물론 다양한 헬스케어 산업이 이뤄질 수 있다. 이에 머크,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은 일찌감치 국제우주정거장에 진출해 다양한 의약품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보령의 우주 사업에 대한 의지는 사명 변경에서도 드러난다. 서울 종로구 보령약국에서 시작한 회사인 보령은 연 매출 7605억원으로 제약업계 8위(2022년 기준)다. 보령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기존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바꿨다. 제약 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우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신사업인 우주사업을 육성하면서도 제약사로서 본업에 소홀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보령의 대표적 전문의약품으로는 카나브와 카나브 패밀리가 첫 손에 꼽힌다. 보령이 개발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카나브는 피마사르탄 성분을 보유한 국내 제15호 신약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나브의 지난해 매출은 1027억원으로 매출 비중은 16.34%에 달한다. 현재 카나브는 ARB 계열 고혈압 단일제 중에서 줄곧 처방액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는 카나브 복합제인 △카나브플러스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플러스를 가리킨다.

 

특히 보령은 HK이노엔과 함께 이달부터 카나브 제품군 4종(카나브, 듀카로, 듀카브, 듀카브플러스)와 케이캡 전 제품(케이캡정, 케이캡구강붕해정)을 공동 판매하고 있다. 또 글로벌 제약사 박스터의 흡입마취제 '슈프레인', 혈액대용제 '플라스마라이트 148주 1000㎖'도 잇달아 도입하며 이들 약의 국내 판매를 맡기로 했다. 보령은 전문의약품 사업에서 향후 시장 성장가치가 높은 5대 만성 질환군을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중추신경계 △항암으로 정한 후 집중 투자 중이다. 특히 보령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로부터 알림타, 젬자 등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LBA’ 전략을 통해 항암제 분야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자체 항암신약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재 개발중인 'BR101801(프로젝트명 BR2002)'은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 감마(γ), PI3K 델타(δ), DNA-PK를 동시에 3중 저해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 항암신약물질로, 치료 후 재발 또는 불응하는 말초 T세포 림프종을 대상으로 한다. 보령의 지난해 매출은 약 8500억원으로 예상된다. 앞서 보령은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6년까지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2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를 발판 삼아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박지수 기자 kjh_5622@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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