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격차’·SK ‘내실’…신년사에 담긴 재계 경영 키워드

등록 2024.01.03 10:04:00 수정 2024.01.03 10:05:10

삼성·SK·현대차·LG·포스코 5대그룹, ‘5社5色’ 신년사 화제
한종희 “초격차 경쟁력 확보”, 최태원 “거문고 줄 고치듯 점검”
정의선 “끊임없는 변화”, 구광모 “고객가치 차별화”…‘도전·변화’ 공통분모

 

[FETV=김창수·허지현 기자]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아 삼성·SK·현대차·LG·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들 대기업 CEO가 신년사를 통해 강조하는 공통된 경영 키워드는 '도전'과 '혁신', '변화' 등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일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공동명의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초격차 기술 기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변화 대응력 확보, 강건한 기업문화 구축을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한 부회장, 경 사장을 비롯한 사장단과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열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신년사에서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고 주문했다.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은 경쟁사와 격차 확대를 넘어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출 것을 강조했다. 디바이스 경험(DX) 부문은 체감 성능, 감성 품질 등 품질 경쟁력을 우선 고려하고 고객 사용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 탐구해 삼성전자만의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자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에코(Eco),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등 미래 변화 대응력을 갖출 것도 당부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생성형 AI를 적용해 디바이스 사용 경험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업무에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가자”고 말했다. 이어 “에코 이노베이션이 차세대 디바이스 새 표준이 되고 있다”며 “과거 수동적 친환경 대응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발상 전환을 통해 미래 친환경 제품을 적극 발굴하자”고 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더불어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며 "리더들은 조직 내 정확한 소통과 격의 없는 건설적 토론을 통해 구성원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자기 주도적 시간 관리로 성과를 창출하는 초일류 기업문화 구축도 당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구성원들에게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매는 것)의 자세로 경영 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신년사에서 밝혔다. 해현경장은 중국 한(漢)나라 사상가 동중서(董仲舒)가 무제(武帝)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최 회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신년사에서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正音)을 낼 수 있다고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최 회장은 “올해도 우리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큰 나무가 되려면 넓고 깊게 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처럼 우리 스스로 성장에 맞는 내실을 갖추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23년을 두고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에너지 위기 등 예상보다 더 어려운 경영 환경으로 모두에게 쉽지 않은 한 해였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달려와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급변하는 지정학 환경 속에서도 많은 나라들은 국력, 크기에 상관없이 에너지와 기후위기, 디지털, 질병, 빈곤 등 문제를 해결하고자 애쓰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솔루션(해법)을 제공해 줄 수 있다면 그들은 우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낼 것이고 지속 성장하는 공존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우리 그룹은 그린에너지, 인공지능(AI)·디지털, 바이오 등 인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우리의 장점과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면 이해관계자들에게 필요한 ‘토털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 국내 첫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환경과 품질, 보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끊임없는 변화야말로 혁신의 열쇠”라며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다소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일지라도 우리가 건강한 체질로 변화되고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성으로 △환경을 위한 사회적 책임 △최고의 품질에서 오는 고객의 만족과 신뢰 △미래를 지킬 수 있는 보안 의식을 거론했다. 정 회장은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 왔지만 더욱 노력해야 한다”면서 “인류와 함께 지속 성장하기 위해 탄소중립과 순환경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수소 생태계를 신속히 조성하고 소형 원자로와 클린 에너지(Clean Energy)를 통한 탄소중립 활동을 강화해야 하며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자원 재활용 등 순환경제를 활성화하여,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차별적 고객 가치’를 화두로 담은 신년사 영상을 국내·외 LG 전 구성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구 회장은 “지난 5년간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노력하며 높아진 역량만큼 고객 눈높이도 높아졌고 모든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경험 혁신을 이야기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남들과 다르게’의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생활 문화의 대명사가 되는 가치를 ‘차별적 고객가치’라고 정의했다. 또 차별적 고객가치를 만든 사례로 트롬 스타일러와 건조기,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을 소개했다.

 

구 회장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갈 가치들도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이나 눈높이를 훨씬 뛰어넘어 고객을 와우(WOW)하게 만드는 감동을 주고 미래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불가능한 온리원(Only One)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친환경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역량을 키워 나간다면 성장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공급망 재편 등으로 경영환경이 매우 불확실하지만 기회 원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현재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인선이 진행중인 가운데 장문의 신년사로 사업 항목별 추진 사항을 밝혀 주목받았다. 최정우 회장은 “철강 사업은 저탄소 제품 공급 체제를 본격 구축하고 미래형 포트폴리오 전환 및 글로벌 성장시장 선점으로 ‘톱 티어’(Top Tier) 철강사 지위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에서는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한 리튬, 니켈, 양·음극재 사업 확대로 공급망 경쟁력을 높이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친환경 인프라 분야에서는 독보적 에너지 가치사슬을 활용, 시너지를 창출하고 그룹 사업 친환경 전환 역량을 높여나가자고 밝혔다.

 

아울러 포스코가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미래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핵심 기술 역량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핵심 사업들과 연계한 신사업 기획과 벤처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와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직원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치고 보람과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서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창수 기자 crucifygatz@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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