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혁신"...SK이노베이션 CEO 인사 키워드는?

등록 2023.12.08 09:29:11 수정 2023.12.08 09:43:58

신임 대표에 박상규 전 SK엔무브 사장 발탁
전임 김준 부회장은 사퇴와 동시 고문직 수행키로
세대교체와 자회사 수장 경험 노하우...그룹과 시너지

 

[FETV=박제성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4년도 인사 혁신을 선택했다. 2024년도 그룹내 지주사를 포함한 종합 화학·에너지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김준 부회장과 계열사인 SK온의 CEO가 교체하는 등 최 회장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최 회장의 이번 SK이노베이션의 인사 방점은 세대교체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에서 풍부한 핵심 사업을 경험했던 인물로 그룹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임자에 방점을 뒀다. 특히 최 회장은 최근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을 대응하기 위한 위기관리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최 회장은 평소 SK그룹이 강조하는 경영철학인 파이낸셜 스토리(금융 기반 경영이야기)와 넷제로(탄소 배출과 감축의 제로화)를 아우르는 경영 감각이 뛰어난 그룹 내 적임자를 이번 인사에 발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의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퇴임과 동시에 부회장직은  유지한다. 그는 1987년 SK의 전신인 유공 신입맨으로 입사해 줄기차게 SK그룹에서 활약해 부회장 반열까지 오른 최태원 회장의 남자였다. 김 부회장은 그룹 내 주요 경영진들의 의사결정 위원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도 맹활약을 해왔다.

 

김 부회장의 SK이노베이션에서는 지난 2017년 사장 재임시절부터 2021년 부회장까지 4년간 동고동락했다. 김준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박상규(1964년생) SK엔무브(윤활유 사업) 사장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박 사장은 그동안 SK그룹 내 핵심사업을 진두지휘 한 CEO로 최태원 회장이 애지중지하는 인재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SK엔무브의 핵심사업인 윤활기유 사업이 고공행진을 펼쳐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을 견인했다. SK엔무브의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을 보면 알 수 있다.

 

SK엔무브의 사업실적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실적으로 연결되어 집계되는데 2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커녕 영업손실 106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해당 기간 윤활유 사업의 영업이익은 2599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에는 SK이노베이션 총 영업이익은 1조5631억원인데 이중 윤활유 사업이 2617억원으로 집계됐다. 즉, 박 전 사장의 재임시절 윤활유 사업이 호성적을 나타냈다. 이러한 점이 최 회장으로 하여금 이번 SK이노베이션의 인사 교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또 최 회장은 배터리 사업 인사 교체카드를 내밀었다. SK이노베이션의 핵심 배터리 계열사인 SK온도 결국 인사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최 회장은 지동섭 전 SK온 사장의 인사를 놓고 내년까지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 사장은 K-배터리 업계에서 글로벌 톱티어(일류) 수준의 배터리 공급 수주를 일궜지만 영업손실이 11분기(2년 9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최 회장의 고심을 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최 회장은 지 사장의 SK온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대신 SK수펙스추구협의회장으로 인사 발령을 했다. SK온 신임 대표에는 제조업 경영전문가인 이석희(1965년생) 전(前) SK하이닉스 사장을 발탁했다. 이는 최 회장이 이 사장의 반도체 경영성과를 발판삼아 내년도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 사장은 반도체를 통한 제조업 경험이 풍부하다. 대표적인 경험으로는 수율(정상제품 비율) 안정화, 기술 경쟁력 제고 등을 두루 SK하이닉스에 경험과 진두지휘를 한 바 있다. 이러한 점이 최 회장에게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인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를 거쳐 SK하이닉스 DRAM 개발부문장, 사업총괄(COO)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인텔 기술상’을 3차례 수상하는 등 글로벌 제조업 전문가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이자 석유사업을 하는 SK에너지도 인사교체를 했다. 오종훈(1968년생) SK에너지 P&M(플랫폼 & 마케팅) CIC(사내독립회사) 대표가 선임됐다. 오 사장은 지주회사인 SK 포트폴리오매니저먼트 임원, SK에너지 BM(비지니스모델) 혁신본부장 등을 거쳤다. 풍부한 에너지 마케팅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SK에너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은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대비하기 위해 위기 대응에 초점을 맞춰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며 ”이번 개편을 통해 경쟁력은 물론 파이낸셜 스토리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제성 기자 js840530@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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