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빅3 '인사 기상도'...삼성SDI '쾌청' vs LG엔솔 '맑음' vs SK온 '흐림'

등록 2023.12.06 09:59:45 수정 2023.12.06 10:22:37

권영수 LG엔솔 부회장 후임 김동명 사장에 바통 넘겨줘
삼성SDI 올해 경영실적 양호...최윤호 대표 연임 확정
지동섭 SK온 대표 연임 불발설에 내부 분위기 뒤숭승

 

[FETV=박제성 기자] 연말을 맞아 재계에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K-배터리 빅3 임원 인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임원 승진 인사를 완료했고, SK온도 초읽기에 돌입했다. 

 

배터리 빅3의 CEO 인사 윤곽은 거의 드러났다. 먼저 삼성SDI의 최윤호 대표는 연임을 확정한 상태다. 올해 영업실적이 비교적 양호한데다 안정적인 리더십의 주주들로 부터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부회장은 신임 김동명 사장에게 경영 바통을 넘겼다. 이는 권 전(前) 부회장은 공격적으로 글로벌 배터리 사업을 확장한 수훈이 있음에도 기술적 이해도가 높은 김 사장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 CEO 인사에 대해 다소 좋은 평가를 던지고 있다. 

 

이제 남은 건 1곳인 SK온의 지동섭 대표다. 지동섭 SK온 대표는 연임이냐 아니냐를 놓고 7일쯤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배터리업계에선 지 대표의 글로벌 수주 능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영업손실이 이어져 교체설의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확정된 바 없다는 것이 SK온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업계 일각에선 배터리 3사의 CEO 인사 기상도에 대해 삼성SDI ‘쾌청', LG에너지솔루션 ‘맑음', SK온 ‘흐림’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CEO 인사를 둘러싸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은 이유는 간단하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의 경우 우수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CEO자리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그동안 최윤호 대표는 상대적으로 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스탠스(입장) 전략을 통해 북미 공략에 전념하는 남다른 경영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전략이 최근 전기차 수요둔화 여파에도 타격이 덜 미치는 시그널로 작용했다.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인해 오히려 북미 투자에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SDI는 유럽 5위규모의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인 스타플라스에너지로 인디애나주에 공장을 별무리 없이 짓고 있다. 이로 인해 최윤호 대표의 경영 신뢰도가 별 무리없이 연임을 확정했다.

 

배터리 3사중 가장 먼저 CEO 인사를 발표한 권영수 전(前)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후임인 김동명 사장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일각에서는 권 부회장이 44년간 LG맨으로 활약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배터리 몸집불리기가 라스트(마지막) 미션으로 결론을 지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캐나다 지역 내 3사 중 가장 많은 배터리 공장을 공격적으로 짓고 있다.

 

LG그룹내 구광모 회장을 비롯해 권 전 부회장은 김 사장이 배터리 공학도 전문가이기 때문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를 할 적임자라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전기차 수요둔화 여파로 그간 가장 공격적으로 글로벌 배터리 사업을 펼친 권 부회장의 나이가 올해 나이가 66세인데 좀 더 젊고 기술적으로 이해도가 빠른 김 사장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LG그룹이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CEO는 권영수에서 김동명으로 교체됐지만 실적부진에 따른 물갈이 인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세대교체라는 점에서 긍정적 점수를 받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로 권 부회장이 지난 2021년 지휘봉을 잡은 뒤 배터리 경영성적은 승승장구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분기 역대 최대실적인 매출 8조2235억원, 영업이익 7312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7.5%, 40.1% 상승했다.

 

이같은 눈부신 성적에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세대교체의 카드를 내민 셈이다. 이처럼 세대교체 카드와 실적과 아울러 볼 때 LG에너지솔루션의 CEO 인사 기상도는 ‘맑지도 흐리지도 않은 보통’으로 관측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경영 성적만 놓고 볼 때는 배터리 3사 중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맑음을 나타냈다. 다만 중장기적 인사 개편의 시각면에서는 보통으로 기상도가 관측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SK온은 지동섭 대표의 연임이냐 아니냐의 여부만 남았다. 배터리 업계에선 지대표가 연임을 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이유는 지 대표 재임기간 동안 글로벌 수주량을 톱티어(일류) 수준으로 일군 반면에 여전히 영업손실이 적자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매분기 SK온의 영업손실 적자 폭의 간극은 줄여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연임에도 그다지 긍정 효과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배터리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지 대표가 연임을 하지 못하고 SK수펙스추구협의회장으로 인사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SK온의 CEO 인사 기상도를 ‘흐림’으로 해석하기도 하는 것이다.

 

최근 배터리 업계에선 지 대표 후임으로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이석희 전 대표가 유력한 이유는 반도체처럼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수율(정상제품 비율) 안정화, 기술 경쟁력 제고 등을 두루 성장궤도로 올린 경험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SK온 측에서는 “CEO 인사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SK온은 “최근 지 대표가 연임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 보도되고 있지만 회사내 입장으로는 아직까지 인사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은게 없다”면서 “그룹 내 인사확정 여부는 인사팀에서 공식 통보 나올 때까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제성 기자 js840530@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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