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4 시리즈 렌더링 이미지. [사진=폰아레나]](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249/art_17016485185718_be0f68.jpg)
[FETV=김창수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1월 공개하는 ‘갤럭시S24’에 기존처럼 8GB 용량 램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회사의 ‘프리미엄 전략’과 상충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플래그십 라인에 원가를 의식한 사양 조정을 해 성능과 타협했다는 비판이다. 글로벌 프리미엄폰 1위 애플이 국내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강조한 ‘고급화 전략’이 지속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일 업계와 국내외 소식통에 따르면 갤럭시S24 라인업(일반·플러스·울트라) 중 일반 모델에는 전작(갤럭시S23)과 마찬가지로 8GB 램 탑재가 유력해졌다. 아울러 갤럭시S24 플러스 모델에는 8GB 혹은 12GB, 갤럭시S24 울트라에는 12GB 램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IT 팁스터(정보 유출자) ‘란즈크’는 “지난 8월만 해도 갤럭시S24 시리즈가 램 12GB부터 시작할 것으로 파악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9월 이후 단가 상승 압박이 국내 출시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결국 회사 내부에서 갤럭시S24 일반 및 플러스 모델 가격 동결을 위해 램 사양을 조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에서 부담이 적어진 상황에서 개선된 주요 부품가 때문에 일부 사양 타협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AP 부담 경감은 갤럭시S24에 전량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칩을 쓰는 대신 ‘엑시노스 2400’을 병용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됐다. 중국 유명 IT 팁스터 ‘아이빙저우’는 이를 두고 “메모리 가격이 크게 떨어졌는데 노태문(삼성전자 MX사업부장)은 갤럭시S24에 여전히 8GB 메모리를 고집한다”며 “원 UI 6 관리 메커니즘은 많은 메모리를 요구하는데 삼성은 갤럭시S24에 8GB 램만 단다”고 꼬집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249/art_17016485448915_8d766a.jpg)
실제 샤오미가 중국 출시한 스마트폰 ‘레드미 K70’는 보급형 제품임에도 기본 모델에서 12GB 램을 제공한다. 가격도 2499위안(약 45만원) 선이다. 16GB 램을 탑재한 상위 모델도 3399위안(약 62만원)에 불과하다. 소식을 접한 국내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엑시노스 2400을 탑재하고도 양산가가 오른 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이게 플래그십 라인이라고 할 수 있냐”고 푸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플래그십 제품에 (성능에 대한) 타협을 거론하는 게 웃기는 소리”라며 “제품 완성도부터 제대로 챙겨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S23 호평과 달리 다시 ‘원가절감’, ‘성능 타협’과 같은 키워드가 거론되며 애플과의 프리미엄 시장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단 우려가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폰 점유율은 44%(2020년), 49%(2021년), 55%(2022년) 등 매년 높아져가는 추세다. 애플은 지난해 600달러(약 78만원) 이상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75%를 차지, 삼성전자(16%), 화웨이(3%) 등을 압도했다.
애플은 국내에서도 오는 9일 스타필드 하남에 6번째 애플스토어 ‘애플 하남’을 개장하는 등 공격적인 오프라인 마케팅에 주력 중이다.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확장을 위해 나섰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지난해 말 MX사업부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임원진에게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가절감 대신 브랜드 가치와 기술력에 집중, ‘갤럭시 생태계’ 확장을 주문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기조가 갤럭시S24 시리즈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모바일업계 한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들은 가격이 다소 오르더라도 충분한 고성능을 낼 수 있는 사양을 원할 것”이라며 “반도체 수급 이슈도 안정화된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의 타협’을 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