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PV ‘손가락’ 사태 일파만파...게임업계 '강경대응 할 것'

등록 2023.11.28 14:27:36 수정 2023.11.28 14:28:42

외주 스튜디오가 제작한 게임 PV에 혐오 표현 발견 '시끌'
넥슨,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등 게임업계 전수조사 돌입
해당 스튜디오 사과문에도 불타는 민심...네티즌 갑론을박

 

[FETV=최명진 기자] 외주 제작사에서 제작한 게임 애니메이션 PV들 속에서 '혐오'를 조장하는 손가락 모양이 등장했다는 논란에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해당 제작사가 만든 PV영상을 사용한 넥슨,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등 관련 게임사들은 일제히 입장문과 함께 진상조사에 나섰다. 해당 스튜디오는 사과문을 통해 해당 직원의 업무배제와 원청사가 원하면 수정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네티즌들은 여전히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이번 논란은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에서 시작됐다. 엔젤릭버스터의 안무 도중 '혐오 손 모양'으로 의심되는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해당 손 모양은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의미로 쓰인다. 지난 2021년 GS리테일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 홍보물에서도 해당 손 모양이 등장해 전 업계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제작자가 의도적으로 남성 혐오 메시지를 넣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재까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블루아카이브를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과 아우터플레인, 카카오게임즈의 이터널 리턴, 네오위즈의 브라운더스트2 등 해당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영상에서도 비슷한 손 모양이 등장했다고 밝혀진 상태다.

 

해당 스튜디오는 지난 2015년 6월 23일 설립 이후 2017년부터 넥슨, 스마일게이트, 호요버스,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들의 PV 영상을 다수 제작해 왔다. 이번 일을 실행한 것은 해당 스튜디오 소속 팀장으로 알려졌다. 이 인물이 SNS상에서 혐오로 생각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는 점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현재 해당 인물의 SNS 게시물들은 삭제됐으며 해당 스튜디오 공식 홈페이지 또한 방문객 급증으로 인해 접속이 불가능하다.

 

이번 사태가 시작된 지난 주말에 각 게임사는 입장문과 함께 사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 의지를 밝혔다. 이후 같은 제작사에 영상 외주를 맡긴 제작진도 진상 파악에 나섰고, 부적절한 표현이 담긴 다수의 다른 영상을 확인하며 수습에 나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주말 새벽까지 진상조사와 사태수습을 했다는 게임업계인들의 성토의 장이 열리기도 했다. 실제로 던전앤파이터의 이원만 총괄 디렉터의 공지는 오전 1시 경에 업로드되기도 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의 김창섭 디렉터는 지난 26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타인에 대한 혐오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문화와 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메이플스토리를 유린하도록 절대로 허락하지 않겠다"라며, "해당 스튜디오에는 사실관계에 따라서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스튜디오는 사과문을 연이어 게시했다. 해당 스튜디오 명의의 사과문에는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믿고 일을 맡겨주신 업체들, 이 사태를 지켜보는 많은 분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원청사가 괜찮다면 의혹이 있는 장면은 책임지고 수정하고, 해당 스태프는 현재 퇴사를 결정했다. 현재 작업하고 있던 것도 회수해 폐기하고 재작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스튜디오 대표는 ”혐오 표현을 막지 못해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고, 이후에 ‘의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 역시 안일한 대처였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을 뿐 아니라 회사가 이 문제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뼈저리게 인지했다“라고 '의도하고 넣은 표현은 절대 아니다'라는 1차 사과문의 주장을 번복했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녀사냥을 통한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부 네티즌들은 혐오 표현을 교묘하게 넣어둔 해당 직원을 크게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대표 명의의 2차 사과문이 돌연 삭제되면서 논란의 불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스튜디오 대표 또한 직원 퇴사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직원 보호에 소홀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표현과 사상은 자유라지만 이를 개인 작업물도 아닌 외주 작업물에 반영하는 것은 게임을 만들어온 수많은 개발자와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최명진 기자 ugaia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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