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첫해인 올해 초 취임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FETV는 연말을 맞아 경영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도 성공적 데뷔 신고식을 치른 4개 주요 보험사 CEO들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본다.
[FETV=장기영 기자] 올해 1월 NH농협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한 윤해진 사장<사진>은 보장성보험 중심 영업을 통한 수익성 강화와 함께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보험사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축해 농협생명만의 특화된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보험영업의 미래 수익성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이 높은 보장성보험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지속 강화하는 동시에 위험 보장이라는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의 이 같은 전략에 따라 농협생명은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첫해인 올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농협생명의 올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1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1003억원에 비해 335억원(35.3%) 증가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중심 영업을 통한 안정적 보험영업이익 확보와 CSM 잔액 증가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윤 사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농협생명은 지난달 AI 전문기업 업스테이지와 보험업 특화 AI 기술 모델 개발 등 업무 효율화 추진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보험 챗봇 전문 스타트업 파인더스와 협업해 개발한 AI 딥러닝 기반 챗봇 ‘코대리’ 서비스를 개시하기도 했다.
앞서 농협생명은 보험업무 자동화 솔루션 전문기업 이노룰스와 복잡한 보험금 지급 업무를 자동화한 ‘사고보장규칙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내년부터는 보험 가입 후 계약 유지 단계에서 고객들에게 주기적으로 보장분석 보고서를 알림톡을 통해 제공하는 ‘보장분석 보고서 자동 제공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농협생명은 디지털 건강관리 플랫폼 ‘NH헬스케어’를 통해 ‘인바디’ 체성분 분석 결과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운동, 영양 추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생명 본사. [사진 NH농협생명]](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147/art_17009596827326_2064c4.jpg)
윤 사장은 앞으로 지역 농·축협 중심의 판매채널 다각화와 자본건전성 지표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생명은 협동조합 기반 보험사의 특성상 판매채널이 농·축협에 편중돼 영업력 강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윤 사장은 취임 이후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 영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농협생명의 GA채널 보장성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지난해 55억원에서 올해 85억원으로 30억원(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생명은 GA를 통한 상품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내년 전용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전용 전산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자본건전성 지표인 신(新)지급여력제도(K-ICS)비율은 지속적인 자본, 부채 관리를 통해 양호한 흐름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농협생명의 올해 9월 말 K-ICS비율(잠정)은 경과조치 전 160%, 경과조치 후 288.9%를 기록했다. 농협생명은 K-ICS 시행에 앞서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산출 시 K-ICS 적용을 선택적으로 유예하는 경과조치를 신청했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자본건전성 악화에 시달리면서 기존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9월 말 107.3%까지 하락한 바 있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유상증자와 채권 발행을 통해 총 1조68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올해 1월에도 2500억원 규모의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한편 윤 사장은 1965년생으로 부산대 행정학과 졸업 후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주로 경남지역에서 영업과 여신, 투자 업무를 수행했다. 농협은행 봉곡지점장, 의령군지부장을 거쳐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여신부장, 상호금융투자심사부장, 경남지역본부장을 역임한 뒤 농협은행 신탁부문장으로 재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