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엑시노스 AP. [사진=삼성전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145/art_16995770228638_7047ae.png)
[FETV=김창수 기자] 대만 미디어텍이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멘시티 9300’을 발표하며 삼성전자 엑시노스와 본격 경쟁을 예고했다. 그간 중저가 위주 전략을 펼쳐 온 미디어텍은 중국 스마트폰 탑재를 무기로 저변을 넓힐 태세다. 이런 가운데 ‘엑시노스 2400’으로 재도약을 노리는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최적화에 나서며 접전을 예고했다.
미디어텍은 최근 신제품 AP 디멘시티 9300을 발표했다. 미디어텍은 올해 2분기 현재 출하량 기준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AP 점유율 1위(30%)를 달리고 있다. 미디어텍은 수년전만 하더라도 중저가 AP를 판매량이 많은 보급형 스마트폰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워 왔다. 이후 자체 브랜드 디멘시티를 론칭하며 중저가뿐 아니라 고성능 AP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디멘시티 9300은 대만 TSMC 4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디멘시티 9300은 Arm 코어텍스 X4 CPU 코어 4개와 코어텍스-A720 CPU 4개, 최신 Immortalis G720 MC12 GPU를 갖췄다. 미디어텍은 고성능 CPU 코어를 3GHz 이상으로 클러킹(처리 능력 향상)하고 나머지는 약 2GHz로 클럭킹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극대화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은 애플이 A17 바이오닉 AP에 쓴 것과 같은 방식으로 알려졌다.
중화권에서 진행한 벤치마크 테스트에 따르면 디멘시티 9300은 최대 전력 기준으로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칩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또한 미-중 반도체 무역 분쟁 여파로 오포·비보·샤오미 등이 내년 자사 플래그십 모델에 퀄컴 대신 디멘시티 9300을 탑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샘모바일은 “디멘시티 9300이 전력 효율성 면에서 뛰어난지는 회의적이나 미디어텍이 이 부분(전성비)에 있어서도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미디어텍 공세를 어떻게 막아낼지도 관심거리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4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를 열고 엑시노스 2400 AP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1월 ‘엑시노스 2200’을 공개한 뒤 약 1년 9개월만에 신제품을 내놨다.
엑시노스 2400은 엑시노스 2200 대비 CPU 성능은 1.7배, AI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 약점으로 꼽혔던 GPU는 AMD의 최신 설계를 탑재해 보완했다. 지난해 갤럭시S22 성능·발열 논란을 낳았던 엑시노스 2200 오명을 씻기 위해 절치부심한 셈이다. 엑시노스 2400은 삼성전자 차기작 ‘갤럭시S24’에 탑재된다. 일부 모델의 경우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칩을 넣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앞서 진행된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는 엑시노스 신제품이 퀄컴 스냅드래곤에 비해 느린 것으로 파악됐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 차례 논란을 겪은 엑시노스 AP가 갤럭시S24에서 얼마만큼의 성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며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3나노 2세대 공정을 공개하고, ‘갤럭시 맞춤형’ 칩 출시를 공언한 만큼 향후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