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 전시된 아이폰15 신제품.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044/art_1698626026077_5f70a9.jpg)
[FETV=김창수 기자] 애플 '아이폰15' 시리즈에 대한 국내외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려 주목된다. 낮은 평점을 받은 미국이나 판매 부진을 겪는 중국과 달리 국내에선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울러 아이폰15 시리즈가 잘 팔릴수록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국내 부품사도 수혜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출시된 아이폰15가 본고장 미국과 최대 시장 중국에서 예년만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미국에선 출시 이후 불거진 발열 문제, 중국에서는 중 정부 ‘애국 소비령’에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최근 해외 제품 리뷰 사이트 ‘퍼펙트렉’에 올라온 69만 건 이상 소비자 평가에서 아이폰15 프로가 별점 5점(만점)을 받은 비율은 73%였다. 이는 지난 5년간 출시된 아이폰 프로 모델 중 최저 수준이다. 작년과 재작년에 나왔던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3 프로는 각각 76%, 84%였다.
퍼펙트렉 측은 출시 초기 발열 문제 등이 저평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프로 모델에 무게 경량화, USB-C타입 채택 외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아이폰15는 중국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업무 중 아이폰 소지를 금하는 ‘금지령’을 내린 데 이어 화웨이가 신제품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하며 중국 내 아이폰15 판매량이 빠르게 감소했다.
미국 투자업체 제프리스는 메이트 60 프로 출시 후 아이폰15 판매량이 같은 기간 아이폰14 판매량 대비 두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분석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최근 화웨이가 애플을 제치고 중국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신제품 할인에 돌입한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징둥닷컴, 핀둬둬, 알리바바, 타오바오 등 현지 온라인 판매망에서 아이폰15 시리즈가 최대 1500위안(약 27만원)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라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중국 e-커머스 플랫폼들이 다가오는 광군제(11월 11일) 쇼핑 축제를 앞두고 할인에 초점을 맞춰 가성비 경쟁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중국과 달리 아이폰15는 국내에선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13일 국내 공식 출시된 아이폰15시리즈 출시 첫 주 판매량은 아이폰14 시리즈보다 49.5% 높았다. 판매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모델은 아이폰15 기본형(137%), 증가율이 가장 적은 모델은 아이폰15 프로(25%)였다.
2030세대 아이폰 선호 현상이 여전히 두드러졌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 따르면 아이폰15 시리즈 사전예약 고객 중 약 80%가 2030 세대였다. SK텔레콤에서는 20대가 44%, 30대가 33%를 차지했고 KT에서는 20대가 45%, 30대가 34%였다. LG유플러스는 연령대별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통신사들이 공시지원금을 다량 책정한 것도 초반 인기몰이에 한몫 했다는 평가다. 과거 아이폰 시리즈 지원금은 20만원대로 갤럭시 시리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이번에 아이폰15 공시지원금은 최대 45만원까지 책정,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편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부품사들이 비수기인 3분기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LG디스플레이는 6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LG이노텍과 삼성전기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58.8%, 40.8% 줄었다. 아이폰15 신제품 효과가 커지는 4분기에 아이폰 판매량에 기대 토종 부품사들도 호실적을 거둘 지 주목된다.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물가 여파로 IT 수요 약세가 이어졌다”면서 “고객사 신모델에 대한 부품 공급 확대 시기도 4분기로 조정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