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분수령' 아시아나 이사회, 30일 화물사업 매각 논의

등록 2023.10.29 15:34:26

 

[FETV=권지현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30일 화물사업 매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날 이사회의 '화물사업 분리 매각' 수용 여부에 따라 지난 3년간 논의해온 두 기업의 결합심사 운명이 달라진다. 다만 매각안이 이사회를 통과해도 실제 매각에 이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수반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30일 서울 모처에서 각각 이사회를 연다. 

 

먼저 대한항공이 오전 중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하되, 인수 측이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의서를 안건으로 올린다. 관련 내용을 담아 EU 집행위에 제출할 시정조치안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아시아나항공 임시 이사회가 열린다. 이사회 안건은 '현재 진행 중인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EU 집행위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다.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주요 내용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통한 경쟁 제한 우려 완화'인 만큼 사실상 이번 이사회의 선택에 따라 화물사업 매각이 판가름 난다.

 

EU 집행위는 그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에 따른 '유럽 노선 경쟁 제한'을 우려해왔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시정조치 방안으로 대한항공의 14개 유럽 노선 중 아시아나항공과 중복되는 4개 노선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 등이 거론돼 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사회 종료 직후 공시 등을 통해 결정 내용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화물사업 매각에 대한 찬성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이미 3조6000억원대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상태다. 매각이 불발되면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우려도 있어 화물 사업 매각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아시아나 이사회가 (화물사업 부문을) 살리기로 의결한다면 또 국민의 혈세나 공적자금이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합병이 그런 관점에서도 꼭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아시아나항공 이사들은 화물사업 매각 찬성 시 배임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나라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전체 매출의 21.7%(올해 상반기 기준)에 달하는 화물사업을 넘기면 회사 가치를 떨어트려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측은 배임 소지를 우려하는 이사들을 상대로 '화물사업 매각에 찬성하는 것으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화물사업 매각의 구체적인 가격이나 조건이 확정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 자체가 아닌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관련 승인을 하는 것만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손해를 발생시키지는 않는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측은 아울러 기업결합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 온 아시아나항공 노조에 대해서도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이라는 당근을 내밀며 불만을 최대한 잠재운다는 방침이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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