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042/art_16977777976527_da77f6.jpg)
[FETV=김창수 기자] 카카오가 전례 없는 경영 위기에 맞닥뜨렸다.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 과정 시세조정 혐의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된 데 이어 창업자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도 소환 통보를 받았다. 2년 넘게 하향세를 이어오는 주가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4만원대마저 붕괴, 신저가를 경신하며 경영 기상도에 ‘빨간불’을 켰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 전 의장에게 23일 오전 10시 출석을 통보했다. 김 전 의장 ‘오른팔’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19일 오전 구속된 데 이어 수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카카오가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당시 경쟁사 하이브 지분 취득을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띄웠다고 보고 있다. 구속된 배 대표가 당시 2400여억원을 투입, SM엔터 주식을 사들이며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12만원)보다 지나치게 높였다는 것이다. SM엔터 주가가 과도하게 오르자 하이브는 인수 중단을 선언했고 카카오는 SM엔터 경영권을 손에 넣었다.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해 온 금감원은 지난 4월 카카오·카카오엔터 사무실을, 8월엔 김 전 의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금감원은 카카오 실무진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시세 조종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문자 등을 확보했다. 이 문자에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 매수를 막고자 특정 가격 이상으로 매수 주문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카카오가 SM엔터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고도 이를 공시하지 않아 주식대량보유보고 의무(5%룰)도 지키지 않았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042/art_16977778686151_4444c0.jpg)
카카오의 다른 주요 계열사도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 4분기(10∼12월) 중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른바 ‘가맹 택시 콜(호출) 몰아주기’ 관련 안건을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안건 의결이 이뤄지면 이를 전달받은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를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카카오는 이밖에 최근 포털 ‘다음’ 아시안게임 응원 페이지 비정상적 IP 생성·응원, 지난해 사임한 남궁훈 전 대표가 올 상반기 스톡옵션 행사로 90억원대 차익을 실현한 점, 부정적인 3분기 실적 전망 등 잇달아 악재가 터지는 모습이다.
각종 논란과 실적 저하에 주가도 하향세를 거듭하고 있다. 20일 오후 현재 코스피 카카오 주가는 전일대비 1200원(-2.96%) 하락한 3만9300원에 거래 중이다.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도 모두 약세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2021년 6월 24일 17만 3000원(장중 최고가)을 찍은 뒤 거듭 하락해왔다. 현재 주가는 당시의 1/4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근 몇 달 간도 약보합세를 거듭하며 4만원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으나 이마저도 깨질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