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회복된다더니…‘상저하저’에 신음하는 K-반도체

등록 2023.10.04 09:39:16 수정 2023.10.04 09:39:29

전반기 경기 부진 심화...삼성전자·SK하이닉스, 불황 지속에 ‘잿빛’ 전망
고금리·고유가·中 경기회복 둔화 삼중고…“메모리반도체, 감산만이 살길”

 

[FETV=김창수 기자] 올해 전반기를 뒤덮었던 경기 하향세가 회복될 것이란 애초 전망과 달리 하반기에도 부진이 이어지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K-반도체’가 위기를 맞았다. 고금리·고유가 행진에 중국 경기 회복까지 더뎌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기업들은 위기 대응을 위해 감산 기조를 이어가야 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초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부진했던 기업들 실적이 하반기 회복되는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그러나 4분기를 맞은 현재 주요 지표가 부정적 흐름을 보이며 ‘상저하저’로 해를 끝낼 것이란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88곳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2조 6440억 원이었다. 이는 6월 말 당시 집계보다 약 3% 감소한 것이다. 또 이들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1조 4073억 원으로 3분기 예상치보다 낮았다. 특히 국내 반도체 ‘톱2’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반기 극심한 부진을 보였지만 하반기 반등을 이뤄낼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 상반기 매출은 123조 7509억원으로 전년(123조7509억원)대비 20.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382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28조2185억원)보다 95.36% 급감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2조9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을 비롯, 상반기에만 6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두 기업 주요 매출처인 메모리반도체 시장 저변에선 하반기에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반적 수요 회복까지도 갈 길이 멀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열풍을 타고 주문이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일부 서버형 제품을 제외하면 큰 매출 반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산업계 전반 흐름이 부진을 이어가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기획재정부 ‘산업활동동향 평가’를 살펴보면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최근 산업활동 주요 분야가 ‘트리플 감소세’로 돌아섰다. 민간 연구기관들도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1.8%)보다 0.6%포인트나 낮췄다. 한국은행(1.4%), 기재부(1.6%), 한국개발연구원(1.5%), 경제협력개발기구(1.5%), 국제통화기금(1.5%) 등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와 비교했을 때 가장 낮다. 

 

여기에 고금리,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고 글로벌 수요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중국 내수 경기 회복세도 지지부진해 반도체를 비롯한 전방 산업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길어진 ‘보릿고개’를 버티기 위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적극적 감산 확대 기조를 이어가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올해 4월 메모리반도체 1위 삼성전자가 감산을 공식화했고, 이는 현재 시장의 재고 정상화로 이어지고 있단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업계가 감산 공조로 가격 방어에 나서는 건 전방 수요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며 “이들은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현재 감산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수 기자 crucifygatz@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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