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만 쳐다본다?"…LG이노텍 ‘불안한(?) 거래’ 언제까지

등록 2023.07.31 09:34:13 수정 2023.07.31 09:38:30

LG이노텍 2Q 영업익, 전년比 94% 폭락…“계절적 비수기 탓”
아이폰 카메라모듈 매출 80% 의존…기판·전장 존재감 미미
“애플이 공급처 틀면…” 우려 속 편중 탈피 자구책은 어디에

 

[FETV=김창수 기자] LG이노텍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신통치 않은 가운데 애플 의존 현상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LG이노텍의 애플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 매출은 전체의 80%에 육박, 전사 매출 실적의 성패를 좌우하는 실정이다. 애플이 의도적으로 공급사 다변화에 나설 경우 사업이 휘청일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2분기 매출 3조9072억원, 영업이익 1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93.7%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할 경우엔 매출은 각각 10.7%, 영업이익은 87.4% 줄어든 실적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고물가 여파로 인한 전방 IT수요 약세가 지속돼 수익성이 감소했다”라며 “다만 스마트폰용 고부가 카메라모듈 공급 비중 증가, 차량 조명모듈 및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전기차용 파워 부품 공급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성장했다”고 말했다.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대비 10% 증가한 3조820억원 매출을, 기판소재사업은 같은 기간 26% 감소한 3355억원, 전장부품사업은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3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판, 전장사업대비 10배 매출 규모인 광학솔루션 사업은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제조가 주를 이룬다. 또 LG이노텍 관계자가 밝힌 ‘계절적 비수기’는 다름아닌 최대 고객사 애플이 2분기에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는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LG전자 사업보고서와 업계에 따르면 회사의 전체 매출 중 애플 비중은 2016년 35% 가량에서 2017년 55%, 2018년 58%, 2019년 65%, 2020년 68%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19조5900억원) 가운데 77%가 애플로부터 나왔다. 단일 고객사에 편중된 사업 구조는 양날의 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중국 폭스콘 정저우 공장 대규모 노동자 소요사태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생기자 LG이노텍 실적도 감소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이 애플에 대한 매출 편중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애플이 공급망 다변화를 이유로 LG이노텍 제품 비중을 의도적으로 낮출 경우 사업 근간이 흔들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은 특정 공급업체의 부품 공급 주도를 극도로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부품 수급·가격 협상·기술 경쟁 등 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애플은 LG이노텍의 공급 비중을 언제든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외신에서도 이러한 위험성을 지적했다. 지난해 일본 니케이아시아는 “LG이노텍이 애플과 더 많은 거래를 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것은 과거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와 역사적 유사점이 있다”며 “LG이노텍의 눈부신 매출 성장은 잠재적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보도했다. 니케이아시아가 언급한 재팬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던 지난 2015년 애플 제품용 액정표시장치(LCD)를 만드는 1700억 엔(약 1조5400억원) 규모 공장을 착공했다. 공장 건설에는 애플도 자금을 보탰다. 

 

하지만 그해 가을 출시된 아이폰6s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치자 애플은 재팬디스플레이에 공장 건설 중단을 요청했고 재팬디스플레이는 곤경에 빠졌다. 이 공장은 나중에 완성돼 결국 샤프에 매각됐다. FETV는 LG이노텍 측에 “현재 애플향(向) 사업 편중이 심한데 고객사를 다변화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창수 기자 crucifygatz@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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