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포스코와 동국제강에 이어 현대제철도 온라인 철강 판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제철이 온라인 시장에 뛰어든 주된 배경은 거래 과정이 투명해 소규모 거래에도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온라인 방식을 새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철강 판매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과의 경쟁은 불가피한 만큼 현대제철만의 차별화된 판매전략에 경쟁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 초 H코어 스토어를 정식 오픈했다. H코어 스토어는 지난 5월 론칭했는데 이달 초 오픈하기까지 2달 가량의 시범운영 기간을 거쳤다. 이 온라인 매장에서는 현재 철근, 형광, 강관 등의 건설용 강재를 판매한다. 향후엔 판재류까지 판매 품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이 온라인 매장으로 판매 경로를 확대하는 것은 온라인이 가지는 이점 때문이다. 통상 철강재는 특성상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소량으로 구매를 원하는 경우다. 이 과정에서 유통 단계가 늘어나 마진이 줄어든다.
하지만 온라인을 이용하면 각 회사가 직접 제품을 등록하거나 공개 입찰 과정을 중개하는 등 거래 과정이 투명해진다. 유통 단계가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 줄어드는 셈이다. 순항하는 현대제철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인식도 있다. 온라인 시장에 뛰어든 현대제철이 후발주자이기 때문이다. 이미 온라인 시장에는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쟁쟁한 경쟁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온라인 시장에 뛰어든 것은 동국제강이다. 동국제강은 인적분할 전인 2015년 5월 온라인 판매 플랫폼 스틸샵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는 열연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 사업회사 동국제강이 해당 플랫폼 운영을 맡고 있다. 스틸샵은 서비스 시작 이후 후판 단납기 배송, 철강 소량 운반, 코일철근 판매 등 차별화 서비스를 통해 2년 만에 2000여개의 회원사를 확보한 상태다. 누적 판매량도 5만톤(t)에 달한다. 재구매율도 70%를 넘기는 등 회원사 대부분이 우량 고객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보단 늦었지만 포스코도 지난해 4월 이스틸포유(eSTEEL4U)를 만들어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온라인 시장에 진입한 지 1년여 남짓 지났지만 판매 실적은 우상향하는 모양새다. 이 기간 이스틸포유에서 판매한 철강재는 10만8000t에서 14만3000t으로 성장했다. 비율로 보면 32.4% 증가한 수치다.
포스코는 또 온라인 시장에서의 판매 전략을 변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포스코 제품을 공급하는 판매구조에서 다수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참여하는 양면 구조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강관과 봉형강, 타사재 가공품, 2차제품 등 판매 품목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오프라인 판매에 머물지 않고 온라인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라며 “현대제철도 타 사보단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차별화된 판매 전략을 내세운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