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지 기자] 이마트가 수입 전개하는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 명동점이 지난해 7월달에 오픈하고 1년 만에 철수한다. 부츠 자리에 ‘삐에로 쑈핑 3호점’을 오픈하기 때문. 이마트의 이 같은 결정은 ‘부츠’ 명동점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이마트는 부츠 명동점을 오는 31일까지 영업하고 리뉴얼한 뒤 삐에로쑈핑 명동점으로 재개장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경쟁 H&B 스토어에 부진한 점유율로 부츠 대신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삐에로 쑈핑을 입점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의 부츠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지난해 7월 28일 오픈했다. 명동 한복판 명동예술극장 옆 신한은행 명동점 건물 1층부터 4층까지 1284㎡(388평) 규모다. 1~3층은 매장 판매 공간으로 4층은 K팝 스튜디오와 카페로 꾸며져 있다. 한국 부츠 매장 중 최대 규모의 로드샵 타입 유통매장이다.
부츠 명동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점을 공략하기 위해 입점했다. 오픈 당시 부츠 명동 본점은 경쟁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과 불과 1분 거리에 위치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올리브영을 따라잡기 위해 부츠가 본격적으로 추격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H&B 스토어 시장점유율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64%, GS리테일의 랄라블라 15%, 롯데쇼핑의 롭스 8%, 이마트의 부츠 1% 순이다.
올리브영이 지난해 전체 시장규모에서 90%에 달하는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다른 브랜드를 압도했다. 이마트 부츠는 다른 경쟁사 H&B 스토어 중에서도 낮은 점유율은 차지했다.
외국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부츠를 입점했지만 실패해 그 자리를 ‘삐에로 쑈핑’으로 대체해 다시 브랜드를 알릴 계획이라고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부츠 명동점 오픈 당시 큰 규모와 명당 자리에 입점해서 파급력이 클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큰 영향력이 미치지 못한 건 사실이다”며 “그래서 이마트에서도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삐에로 쑈핑을 입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삐에로쑈핑은 '펀 앤 크레이지’를 표방하며 '요지경 만물상' 컨셉트로 첫 점포를 내자마자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이마트는 삐에로쑈핑을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관광명소'를 목표로 설계해 첫 점포를 지난 6월 코엑스에 열었다.
삐에로쑈핑은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2호점은 동대문 두타에 지난 9월에 오픈했다. 그러나 이마트 관계자는 부츠 명동점 매출부진으로 삐에로 쑈핑을 입점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삐에로 쑈핑은 외국인 관광 목적성에 맞는 명동상권을 공략하기에 적합한 곳인데 가까운 시기에 마땅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내부자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지 매출 부진 때문에 부츠를 빼고 그 자리에 (삐에로쑈핑을) 집어 넣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츠 사업은 목표보다 더 잘나가고 있다. 부츠 명동점은 부츠 사업 초기 브랜드를 알리는 ‘테스트 베드’로 공격적인 출점 생각이 원래 없었다”며 “당시 매장 오픈 계획이 단계적으로 2~3년간 지켜볼 계획이었지만 계획한 것보다 더 많은 매장 수를 오픈하고 있어 부진하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