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LG화학이 지난해 3대 핵심 사업중 2개 축을 담당하는 배터리와 제약의 성적표가 나왔다. 성적표 내용은 "참 잘했어요"다. 반면 3대 사업중 유일하게 석유화학 부문은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까지 부진에서 탈출, 석유화학, 배터리, 제약 등 3대 핵심 사업 모두 우수한 성과를 거둔다는 올해 경영 목표다.
LG화학의 작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경영성적은 매출 51조8649억원, 영업이익 2조99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21.8% 상승한 반면 영업이익은 40.4% 감소했다. 매출이 늘어난 것은 첨단소재 사업으로 분류되는 배터리 소재를 비롯해 제약, 석유화학 3대 핵심사업 모두 판매량이 확대했기 때문이다.
다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이 부진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사업성적은 매출 21조1513억원, 영업이익 1조7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5% 오른 반면 영업이익은 73.7% 곤두박질쳤다. LG화학 측은 “(석유화학 사업부진 이유) 작년 중국발 코로나 봉쇄조치, 고유가 및 고원자재값 여파에 따른 플라스틱 계열 제품인 PVC, ABS(아크릴로나이트릴, 뷰타디엔, 스타이렌의 약자) 등의 수요 부진으로 수익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올해 2분기부터 점차 석유화학 사업 시황이 턴어라운드(반등) 할 것으로 LG화학은 기대한다. LG화학 관계자는 “동북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공장건설 등과 업스트림(석유화학 완성품에서 판매공급) 과잉이 전망된다”면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및 경기 부양책에 따른 수요 반등으로 점진적 수요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 부진의 충격을 배터리와 제약(생명과학)이 든든한 지원사격 역할을 해줬다. 사업별 성적을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첨단소재 사업의 경우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에너지 전압 및 용량결정), 분리막(양극과 음극 사이 이동통로 역할 및 화재 예방) 등 사업에 힘입어 호황을 나타냈다.
첨단소재 사업 성적은 매출 3조4350억원, 영업이익 923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7.2%, 291.3% 껑충 뛰었다. 특히 영업이익이 세자릿수까지 급증했다는 건 고부가가치 배터리 소재를 앞세워 미국 등 글로벌 판매량 확대를 통해 고(高)마진을 남겼다는 표시다.
여기에 더해 자회사이자 글로벌 배터리 넘버1 LG에너지솔루션이 지원사격을 든든히 해줬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25조5863억원, 영업이익 1조215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3.7%, 57.7%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은 연결 재무제표상 모회사인 LG화학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에 동생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한마디로 지난해 석유화학 사업 부진에도 LG화학이 영업이익이 3조원에 가량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동생 LG에너지솔루션이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터리 사업뿐 아니라 제약사업이 감초 역할을 했다. LG화학의 제약사업은 생명공학 사업에 포함되는데 전년대비 9.7%한 735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생명공학 사업의 매출 비중은 10% 이하로 밑돌지만 올해 1월 인수한 미국 항암제 신약 기업 아베오를 통해 올해 더욱 캐시카우(수익창출)를 일굴 방침이다. LG화학은 올해 생명공학 사업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대비 10% 이상씩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작년 당뇨병 치료제(제미글로), 성장호르몬 주사제(유트로핀)를 비롯해 신제품인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의약품) 젤렌카 출시로 전년대비 매출이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통풍치료제인 티굴릭소스타트 미국 임상 3상 진입과 아베오 인수로 글로벌 항암제 사업 확대에 대한 교두보 마련해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