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수식 기자] “애플페이가 뭐예요?”
불고기백반 식당이다. 2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커플이 계산대에서 “애플페이 돼요?”하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젊은 커플의 기대와는 달리 그 식당은 애플페이가 안됐다. 오히려 애플페이가 뭐냐고 묻는다. 그 시점부터다. 테이블마다 애플페이가 이야기가 새어 나왔다. 애플페이가 화제이긴 한 모양이다.
지난달 21일, 아이폰이 애플페이를 장착했다. 그 의미는 크다. 간편결제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선택, 구입하는 데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동안 아이폰에선 간편결제를 사용할 수 없었다. 간편결제를 사용하길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전부 갤럭시를 선택했다. 두 스마트폰의 저울이 갤럭시 쪽으로 기우는 건 당연해 보였다.
아이폰이 기울어진 저울을 맞추고자 애플페이를 느지막이 도입했다. 애플페이는 2014년 처음 출시된 이후 세계 75개국에서 쓰이고 있다. 국내에는 9년여 만에 도입된 것이다.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면 애플과 협업하는 현대카드를 발급 받은 뒤 등록하면 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애플페이 견제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카카오페이와 ‘간편결제 상호 서비스 연동’을 위해 협의에 나섰다. 이들의 간편결제 동맹이 성사되면 온라인 결제 때 카카오페이에서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를 통해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네이버와도 손을 잡았다. 지난달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결제와 월렛 부문에서 협업을 시작하며, 사용자들의 보다 편리한 디지털라이프를 위해 지속 협력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협업을 통해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강화된 온라인 결제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전국의 모든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결제가 가능해 진다. 이렇게 간편결제 업계에 삼성-네이버-카카오 연합군이 탄생, 애플페이와 맞붙는다.
일단, 현재까지 삼성전자 갤럭시의 흔들림은 없다. 오히려 승승장구 중이다. 실제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가 국내외에서 전작보다 높은 판매량으로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국내에선 100만대를 넘어섰다. 갤럭시S23 울트라의 강력한 성능과 2억 화소 카메라가 이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지난 2월 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S23 언팩 행사에서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판매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갤럭시S23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주요 국가에선 글로벌 출시일(2월 17일)보다 일주일 늦게 출시됐지만 전작 대비 1.7배 많이 팔렸다. 프리미엄 모델 판매 비중이 높은 유럽에선 판매량이 전작과 비교해 1.5배, 인도에서는 전작 대비 1.4배, 중동은 1.5배 높았다.
갤럭시S23의 선전은 삼성전자의 실적에도 큰 힘이 됐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조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MX·네트워크(NW) 사업부만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어느 정도 막았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갤럭시S23 시리즈가 하이엔드 제품인 갤럭시S23울트라를 중심으로 실적을 방어하는 데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