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덧 1년이 흘렀다. 러-우 전쟁은 1년이 지난 24일에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세계 각국은 두 나라의 전쟁으로 경제적 후폭풍을 맞고 있다. 그 만큼 러-우 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국내 산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고유가,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공포에 떨었다. 문제는 러우 전쟁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른 경제적 파장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내 화학업계도 러-우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화학 빅4의 지난해 경영 기상도는 ‘매우 흐림’이다. 전문가들이 평가한 '금호석유화학의 나홀로 흐림’이 선방 사례다. 지난해 하반기 경영성적표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작년 4분기 러·우 전쟁이 한창 진행함과 동시에 중국발 코로나 봉쇄조치로 석유화학 사업이 맥을 못 췄다. 특히 빅 화학 빅4 가운데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 등 3사는 석유화학 사업 실적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4분기 석유화학 사업에서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은 고스란히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금호석유화학만 간신히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해당 기간 석유화학 사업만 놓고 볼 때 롯데케미칼은 3957억원, LG화학 1660억원, 한화솔루션은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는 등 쓴맛을 경험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 113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마디로 작년 러우 전쟁으로 화학업계가 혹독한 신고식을 치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작년 금호석유화학만 흑자 경영한 비결은 바로 ‘NCC(나프타 분해시설)’다. NCC는 플라스틱의 기초재료를 만드는 정제시설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직접 나프타를 구입한 뒤 NCC를 가동해 플라스틱 기초원료를 생산한다. 문제는 지난해 상반기처럼 고유가 행진이 지속될 경우 수익성이 급감한다는 단점을 갖는다. 나프타가 원유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곧바로 수입가격 상승으로 수익의 직결되기 때문이다.
NCC를 직접 운영하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스란히 손실을 보고 있다. 다만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 대신 배터리 소재가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작년 나름 만족할 만한 경영성적을 받았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이렇다 할 포트폴리오 무기가 없었다라는 점이 실적의 명암을 갈랐다. 이에 롯데케미칼도 올해 LG화학처럼 배터리 소재로 반등 채비를 하고 있다.
이에 반해 금호석유화학과 한화솔루션은 피해가 적었다. 이유는 직접 NCC를 생산하지 않고 나프타를 타 사를 통해 매입하는 구조여서 피해를 최소화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주력 사업은 합성고무인데 타이어, 신발 등 지난해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화솔루션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 소재로 톡톡한 재미를 봤다.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도 화학업계가 석유화학 사업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석유화학 사업 불황이 작년까지면 다행인데 올해도 기상도를 ‘흐림’으로 주요 경제전문가들이 전망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인플레이션(고물가) 영향으로 석유화학 사업이 수요 감소로 수익성이 저조할 전망이다. 플라스틱 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공급은 늘어나는 반면 수요가 줄어 수익성의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조현렬 수석연구위원은 “올해도 화학업계의 석유화학 사업이 GDP(국내 총생산) 하향에 영향을 받아 수요가 둔화될 전망”이라며 “그 중에서도 플라스틱 핵심 원료인 에틸렌, 폴리에틸렌 등도 지난해 대비 올해 글로벌 가동률이 소폭 하향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