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삼성전자 등기이사 ‘시기상조’…왜?

등록 2023.02.16 06:00:02 수정 2023.02.16 09:56:40

취임 100일 넘긴 이재용, ‘상생‧소통‧책임’ 챙겼다
3월 정기 주총, 이재용 회장 등기이사 안건 ‘제외’
사법 리스크 우려…“올해 등기이사 복귀 가능할까”

 

[FETV=김수식 기자]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많은 국민들의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당시 소감을 묻자 곧바로 돌려준 말이다. 그로부터 100일이 훌쩍 지났다. 이 회장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임직원과 협력사를 만나 상생 경영을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직원들과 직접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소통했다.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일까.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점쳤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됐다. 재계에서 사법 리스크 우려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3월 15일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지난 14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는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첫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하지만, 그해 말부터 시작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사법 리스크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 임기가 만료된 이후에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았다.

 

국내 4대 그룹중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은 총수는 이 회장이 유일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는 각각 등기이사 명단에 이름을 적었다.

 

지난해 10월 27일 이 회장이 승진하면서 4년 만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 회장의 승진 안건을 의결한 이유로 책임 경영 강화와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제시했다.

 

이후 이 회장도 책임경영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까지 현장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실제 지난 7일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직원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이 회장은 이날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며, ‘미래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처럼 최근 국내외 주요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 첫 행보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찾은데 이어 11월에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12월에는 아부다비에 위치한 삼성물산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과 베트남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또 2월 초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을 찾아 교통사고 보상업무를 일선에서 담당하는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대전캠퍼스를 방문, 교육중인 청년들을 응원하는 포퍼먼스도 보여줬다.

 

하지만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재계에선 올해 등기임원에 오를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법리스크 때문이다. 이 회장은 아직 삼성물산, 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등기이사는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대한 법적인 지위와 책임을 갖게 되는 자리다. 그런 만큼 삼성전자도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 일 것이라고 재계는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등기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자리인 만큼 책임감이 상당히 강조된다. 가령, 등기이사에 오르면 투표권이 부여되는데 만약 투표권으로 인해 결정된 회사의 의사결정에 문제가 생기면 회사와 연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며 “그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식 기자 imks84@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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