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지난달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코로나와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도 있다.
여기에 더해 다른 바이러스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퍼지는 ‘멀티데믹(감염병 복합 유행)’ 우려도 있다.
멀티데믹으로 비슷한 질병에 동시 감염되면 감염병별 구분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어 신속,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코로나와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증상 유사···구분 어려워
멀티데믹은 코로나 팬데믹을 넘어 독감, RSV 등 3종 이상의 여러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에 놓인다. 멀티데믹이 발생할 경우 감염자가 뒤섞이거나 두가지 이상 바이러스가 동시 감염된 사람이 생겨 감염 유행이 거세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멀티데믹은 코로나와 독감, RSV는 발열, 기침, 콧물, 재채기 등 감기와 증상이 매우 비슷하다. 단순 겨울철 감기로 오인하게 쉬운 호흡기 감염병이다. 증상만으로 이들을 구분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독감을 ‘독한 감기’로 인식하는데 갑작스러운 고열과 근육통, 쇠약감 등 전신 증상이 감기보다 심하게 나타난다. 백신으로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감기와는 엄연히 다르다.
독감은 잠복기가 1~4일로 짧고 기침이 나고 고열이 나는 순서로 진행된다. 반면 코로나는 7~14일로 잠복기가 길고 발열증상 이후 인후통이 발생한다. 또 후각 또는 미각 손실, 호흡곤란 등 특이증상이 나타난다.
RSV는 주로 겨울에 유행한다. 2세 이하 영유아나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인이 주로 감염된다. 기침과 재채기를 기본으로 숨을 쌕쌕거리며 가쁘게 쉬거나 구토를 할 수 있다. 성인은 가벼운 감기 정도의 증상에 그치지만 영유아는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코로나 등 이들 호흡기 바이러스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구분이 불가능에 가까워 적시·적절한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 동시 감염되면 중증도가 올라갈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영국 공중보건국 조사결과 동시 감염자들의 사망률은 미감염자의 6배, 코로나만 감염된 환자의 2.3배로 나타났을 정도로 동시 감염의 위험은 매우 치명적이다.
따라서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감염병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해보는 것이 좋다.
코로나 감염 이력, 백신 접종력 등을 확인한 후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와 독감, RSV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두 번 이상 코를 찔러 검사를 해야해 거부감이 큰 단점이 있다.
검사 결과를 최종 확인하기까지 하루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증상 발현 48시간 내 치료제를 투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독감의 경우 적절한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에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는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가운데 코로나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하는 PCR 검사를 급여로 전환했다.
코로나·독감 동시 검사는 코로나 또는 계절성 인플루엔자 관련 임상 증상이 있는 환자에 적합하다. GC녹십자의료재단에서 진행하는 동시 검사는 코로나와 A형 독감, B형 독감은 물론 RSV 바이러스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다.
송성욱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3년 만에 노마스크 시대가 왔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코로나와 독감, RSV를 비롯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도처에 상존하고 있다. 방심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유독 감기 증상이 심하다면 근처 의료기관을 찾아 ‘코로나·독감 동시 검사’를 통해 코로나와 독감, RSV 등 각종 호흡기 질환 감염 여부를 빠르게 진단해 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