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SK E&S가 지원하는 이산화탄소(CO2) 포집기술 연구 업체인 씨이텍이 화석연료 배출가스 중 CO2 분리∙포집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실증 실험에 성공했다.
양사는 미국 켄터키대학교 CAER(실증 에너지연구 센터)의 0.7MW(메가와트)급 CO2 포집 파일럿(테스트) 공정에서 CO2 흡수제 ‘CT-1’의 실증 운전을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해당 공정은 미국 내 테스트 포집 공정 중 가장 큰 규모의 파일럿 공정이다. 실제 상용공정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타 흡수제와의 유의미한 성능 비교가 가능하다.
CO2 흡수제는 석탄, LNG(액화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연소시 배출되는 가스 중 CO2를 분리하는데 사용되는 핵심 물질로 세계적으로 개발 및 생산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SK E&S는 2021년 씨이텍과 'CO₂ 포집 기술 고도화 및 실증∙상용화 연구'를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연구개발 인프라 및 연구비 등을 지원해 왔다.
실증 결과 CT-1은 CO2 흡수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을 뿐 아니라 CO2를 흡수한 후 흡수제에서 CO2를 분리할 때 필요한 열 에너지를 기존 대비 60% 수준으로 낮췄다.

이 경우 배관과 열교환기 등의 크기를 축소할 수 있어 경제적인 공정 구축이 가능하다. CT-1의 이런 강점은 LNG 발전과 같이 상대적으로 배출가스 CO2 농도가 낮은 공정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LNG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 중 CO2 농도는 4% 수준이다. 석탄화력발전 배기가스 내 CO2 농도(12~14%)보다 현저히 낮아 CO2 포집에 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CO2 분리·포집은 1930년대부터 상용화된 기술이다.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CO2 분리·포집 과정에 사용되는 에너지 양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CT-1은 LNG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CO2를 보다 효과적으로 포집할 수 있다.
저탄소 LNG 및 블루수소 생산 등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씨이텍의 기술 개발을 지원해온 SK E&S는 2012년부터 개발해온 호주 바로사 해상가스전에 CCS 기술을 접목시켜 저탄소 LNG 및 이를 활용한 블루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CCS는 CO2 포집 및 저장, 포집한 CO2를 파이프라인이나 선박으로 운반한 뒤 고갈된 유전·가스전 등 지하 깊은 곳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 특별보고서에서 "CCS 기술 없이 넷제로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주요 국가들도 CCS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66개 CC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26개가 상업 운영 중이다. 전세계 넷제로 목표치를 고려할 때 향후 CCS 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2009년 국립탄소포집센터를 설립, 포집비용을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세계 최대 CCS 시설을 완공하는 등 관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또한 CCS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성과를 토대로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이 활발한 유럽 주요국 역시 CCS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내는 정부 주도로 포집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코리아 CCS 2020'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민관 협동으로 K-CCUS 추진단을 만들어 150MW급 포집공정 구축과 2025년 동해 가스전 및 군산분지 저장 사이트 확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씨이텍 관계자는 “이번 실증 결과는 CT-1이 세계 최고 수준의 흡수제로 인정받은 결과다. 가스발전 외에도 CT-1의 활용 범위를 확장해 추가 파일럿 실증을 통해 상용화를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SK E&S 관계자는 “CO2 포집 뿐 아니라 CCS 기술 전반에서 지속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상생협력을 포함한 과감한 투자와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