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혁신 신약 앞세워 글로벌 무대에서 K-브랜드 위상확보해야 한다. 제약 주권 확립해야 한다. 국무총리 직속의 보건의료 컨트롤타워를 설립해야 한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3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계묘년 현장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원 회장이 하나같이 강조했던 멘트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267개 회원사들이 참석했다. 제약주권 확립, 제약강국 도약의 지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올해도 다짐했다.
이날 원 회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세계 각국의 보건의료체계 붕괴와 필수 의약품 부족 사태 등 대혼란을 겪어 보건 안보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면서 "한 국가가 백신과 필수의약품 등을 자력으로 개발·생산·공급하는 역량을 갖추지 못할 때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현실을 극복하고 우리 기업이 만든 혁신 신약을 앞세워 글로벌 무대에서 K-브랜드의 위상을 확보하는 것 또한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에 부여된 책무"라고 덧붙였다.
원 회장은 제약주권 확립도 강조했다. 원 회장은 "제약주권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기필코 달성해야 할 제약강국 도약의 초석이다"며 "원료의약품과 백신 등의 낮은 자급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블록버스터와 글로벌 빅파마의 탄생 등 제약강국이 되겠노라 말하는 것은 모래위의 성을 짓겠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제약 주권의 토대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적 제약바이오 그룹들과 당당하게 경쟁해 국부를 창출하는 출발점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특히 원 회장이 강조한 것은 제약 주권 확립을 위해 국정과제를 최우선 삼았다. 이를 위해 중장기 전략 수립을 위해 국무총리 직속의 컨트롤타워 설치를 강조했다.
제약 주권의 핵심지표는 의약품의 자급률이 중요하다. 지난해 한국은 세계 3번째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개발한 나라다. 다만 제약 주권의 핵심 지표인 의약품 자급률은 원료의약품의 경우 2021년 기준 24.4%에 불과하다.
의약품 자급률을 높이고 제약 주권을 확보,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려면 약가 제도 등 불합리한 규제를 이른 시일 내 혁신해야 한다고 원 회장은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세계 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1630조원에서 2028년 2307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그런데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1.5% 정도다.
원 회장은 다양한 상황을 감안해서 약가를 정하자고도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기업은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6~7% 정도이다. 이 중에서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10% 이상"이라며 "약가를 무조건 올려달라는 게 아니다. 유일한 캐시카우(수익창출)가 약가이므로 다양한 상황을 감안해서 약가를 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가 보상체계를 혁신하면 기업들이 신약 개발 동기가 부여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예산 14조 원을 지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년간 4127억원을 지원했다.
또 바이오펀드 확대도 강조했다. 해당 펀드를 1조원대로 확대하고 최종 임상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운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등 디지털화·융복합화에 선제적으로 대응도 강조했다.
한편 원 회장은 6년간 회장 임기를 마치는 소회를 묻자 "불과 몇 년 사이에 업계 분위기가 연구개발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인식으로 바뀌었다"며 AI 센터 등 협회 사업이 앞으로 계속 진행될 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