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수식 기자] LG전자가 전장사업에 '미래 먹거리'의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전장 사업이 10년 만에 턴어라운드했고 고속도로에 올라갔으니 이제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장사업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다.
그렇다. LG전자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에서도 볼 수 있다. 부진한 실적에도 전장사업은 선방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조8597억원, 655억원이다. 매출액은 역대 분기 가운데 최대이며 전년대비 5.2%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연결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91.2% 줄었다.
연간 실적도 비슷한 양산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83조4695억원, 영업이익 3조547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이며 직전 년도 대비 12.9% 증가했다. 특히 연간 매출이 8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직전 년도 대비 12.6% 감소했다.
가전사업의 경우,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지속 등 거시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가전 수요 감소 및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TV사업 역시 글로벌 TV수요가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유럽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성수기 프리미엄 TV판매가 둔화됐다.
자동차 부품 사업은 달랐다. 완성차 업체의 안정적인 주문 물량 유지 및 주요 원재료에 대한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매출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전 분기보단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수익성은 흑자 기조를 유지하나, 규모는 감소했다. 신규 생산법인 운영에 따른 초기오퍼레이션 비용 증가와 올해 확보된 대규모 신규 수주 물량에 대한제품 개발 비용 증가의 영향 탓이다.
LG전자 전장사업은 핵심 SW 강화, 미래기술 준비 등 지난 10년의 지속적인 투자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 등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전장 사업에서 사업본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턴어라운드를 이뤄낸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에 이르는 수주잔고는 LG전자 전장 사업의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방증하는 수치다.
LG전자는 차량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합하는 SW 기반 차세대 IVI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또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이 양산에 들어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올해부터 전장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나아가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를 인수하고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등 충전 솔루션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SW 영역인 관제와 HW 영역인 충전기 개발 및 생산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CES 2023에서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활약도 돋보였다. LG디스플레이가 초대형‧슬라이더블‧투명 OLED로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수주형 사업의 한 축이자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CES 2023 모빌리티 기술 전시관에 처음으로 전용 부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독자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OLED와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기반의 초대형, 저전력, 초고휘도 기술 등 차별화된 라인업을 소개했다. 또, 화면이 확장되는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도 업계 최초로 공개하는 등 혁신 기술로 시장 격차 확대와 위상을 더욱 강화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LG이노텍는 처음 참여한 CES 2023에서 미래차 전장부품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핵심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관람객들은 광학·기판·전장 등 LG이노텍의 주요 핵심 기술들이 자율주행에서 융합돼 발휘하는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센서 퓨전’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LG이노텍의 글로벌 1위 광학 기술 노하우로 개발한 카메라 모듈과 최첨단 전장 기술이 적용된 레이더 모듈의 장점을 융합한 솔루션으로, 악천후 속에서도 정확하게 사물을 탐지한다. 완전 자율주행의 필수 조건인 안전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