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의료재단, 첨단산업 필수품이자 조용한 암살자…‘인듐의 두 얼굴’

등록 2022.12.29 14:46:03 수정 2022.12.29 14:46:08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관련 종사자에게 위험한 인듐… 노출될 경우 폐질환 유발 가능성 높여
혈청 인듐 농도 유일하게 확인할 수 있는 ‘인듐 특수건강검진’… 인듐 관련 노동자에게 필수적

 

[FETV=박제성 기자] 최근 몇 해 동안 인듐을 취급하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간질성 폐질환을 호소하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연이어 보고되면서 인듐에 의한 건강장해가 주목받고 있다. 

 

인듐은 전자제품 액정디스플레이(LCD), 반도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희귀금속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발전하면서 인듐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추세다. 

 

아울러 두 얼굴도 가지고 있다. 첨단산업에 필수 품목으로 알려진 반면 폐질환 유발 가능성을 높여 목숨에 위협을 가하는 발암 물질로 알려졌다. 인듐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노동자들은 불안을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이지 않는 암살자인 인듐이 유발하는 폐질환의 정확한 원인과 예방법은 무엇일까?

 

■ ‘인듐’ 사망 가능성 있는 발암물질…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관련 종사자 노출 가능성 높아

 

인듐은 은백색 광택을 띄는 희귀금속 원소로 상온에서 안정된 고체 중 가장 무르기 때문에 칼로 자를 수 있다. 문지르면 마찰면에 달라붙는 특성이 있다. 1863년 독일의 페르디난트 라이히, 히에로니무스 테오도르 리히터가 발견한 이후 산업원료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전체 인듐 수요 중 87% 이상은 인듐주석산화물(ITO) 및 인듐아연산화물(IZO) 관련 산업에 사용된다. ITO와 IZO는 전기전도성이 좋고 가시광선의 투과성도 뛰어나 태양전지, 평판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산업에서 주요한 소재로 쓰인다. 

 

따라서 투명 전도성 산화막 소재의 제조나 재활용 등과 관련된 사업장, 그리고 이러한 소재를 사용하는 각종 디스플레이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직·간접적으로 인듐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2012년 당시 전 세계 ITO 타깃 생산량의 60%를 한국에서 소비했다. 안전보건공단은 9천명 이상의 한국 노동자가 인듐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인듐은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역할을 하지 않으나 일부 인듐 화합물은 인체 내에서 독성을 나타낸다. 녹는 점이 낮기에 여러 차례 정제작업을 거치면서 가루 형태로 바뀌는데 호흡기로 인체에 흡입될 경우 여러 가지 건강장해를 유발한다. 심할 경우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1998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인듐 직업병 사례가 보고됐는데 20대 남성 근로자가 4년간 ITO 타깃의 표면을 연마하는 공정에서 분진에 노출된 후 마른 기침과 숨이 차는 증상을 호소해 폐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 

 

폐포 성분 분석에서 인듐과 주석이 검출됐다. 이후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인듐 화합물에 노출돼 기흉, 간질성 폐질환(인듐폐), 폐섬유화와 같은 폐질환에 걸린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2017년 국내에서 인듐으로 인한 간질성 폐질환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인듐을 폐암·부신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거나 의심스러운 ‘2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 특수건강검진 통해 혈청 인듐 농도 파악 필요… 혈청 검사로 진단 가능해

 

지난해부터 노동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진행, 인듐 취급 근로자의 특수건강검진이 의무화했다. 특수건강검진은 사업장에서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직업성 질환을 조기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목적으로 시행되는 건강검진이다.

 

과거 인듐의 생물학적 노출평가를 위한 시료로는 혈장, 혈청, 전혈, 소변 등이 연구됐는데 전혈은 변이가 심하고 소변은 인듐 농도가 낮아 효용성이 떨어졌다. 혈장과 혈청의 가용성은 높았으나, 간섭물질이 적은 혈청이 검사 지표로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됐다. 

 

인듐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기존 중금속보다 10분의 1 이하 농도를 검출해야 하므로 중금속 검사에 주로 사용되던 ‘흑연로 원자흡광광도계(AAS)’로는 정확한 분석이 어렵기 때문에 첨단 ‘유도결합플라즈마 질량분석기(ICP-MS)'를 이용한 검사가 필요하다.

 

이준형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의학과 전문의는 “올해 4월부터 특수건강진단센터를 운영해 국내 검체검사 전문수탁기관 중 최대의 질량분석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인듐을 비롯한 모든 중금속 항목의 검사를 최신 ICP-MS 장비로 정확하게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종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산업 등 인듐과 관련된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연 1회 이상 ‘인듐 특수건강진단’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제성 기자 js840530@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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