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제약업체들이 미국 유망 제약사를 타킷으로 기업 인수합병(M&A)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들 제약사들이 선택하는 M&A는 지분 인수가 대부분이다. 미국 현지 유망 제약사 지분투자를 통해 수익원 신규 창출은 물론 신약기술 경쟁력 강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제약업계를 대상으로 한 M&A 행보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빈번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들어선 국내 기업보다는 미국, 유럽 등 해외 기업들 중심으로 M&A 행보가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LG화학은 항암제. 동아ST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및 2형 당뇨병 치료제 관심 = 주요 제약업체들이 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화학, 동아ST(동아ST), SD바이오센서(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이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아직 한국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M&A시장규모는 현저히 낮은 편이다. 미국과 유럽이 전세계 50% 가량 M&A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5% 정도 수준이다.
이들 제약사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M&A를 하는 요인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신약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확보 ▲공동 신약개발 ▲판매망 확보 등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제약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최근 LG화학은 항암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인수를 선언했다.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항암제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회사는 2023년 1월쯤 인수를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8000억원(5억6600만 달러)에 배팅금을 준비 중이다.
아베오 인수전은 LG화학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LG화학이 아베오를 인수할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항암제를 승인한 기업 인수에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동아ST(동아ST)도 올해 11월 445억원(3230만 달러) 규모의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 인수를 확정했다.
동아ST가 뉴로보 인수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는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와 제2형 당뇨병 치료제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뉴로보를 자회사로 편입시킬 방침이다. 이 뿐 아니다. 동아ST는 해당 두 치료물질 기술을 전세계 판매권을 뉴로보에 이전한다. 이를 위해 1500만 달러(206억원)를 투자,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계약을 마쳤다.
뉴로보는 동아ST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내년 1분기 중 2형 당뇨치료제 및 NASH 치료제(DA-1241) 글로벌 임상 2상을 시작한다. 여기에 더해 비만 및 NASH(DA-1726) 글로벌 임상1상 계획도 신청할 예정이다. 즉 동아ST는 글로벌 치료제 시장에서 NASH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동아ST는 뉴로보를 발판 삼아 R&D(연구개발) 경쟁력을 한차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K-진단키트 중 하나인 SD바이오센서도 미국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내년 1월쯤 미국 진단기업 메르디안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다. 인수금액만 15억3199만 달러(2조원 규모)에 이른다. 앞서 이같은 인수 사실을 올해 7월 밝힌 바 있다.
최근처럼 미국은 아니지만 과거에도 제약사들은 잇따른 M&A와 지분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2008년 한미약품은 크리스탈지노믹스를 31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같은해 JW중외제약은 크레아젠을 비공개로 지분 42%를 흡수합병했다.
2009년 셀트리온은 제약유통 강화 차원에서 150억원을 투자해 한서제약 지분 24%를 인수했다. 동아제약은 삼천리 제약을 500억원 투자한 바 있다. 2011년 유한양행은 엔솔테크를 45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취득한 바 있다. 녹십자는 세포치료제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노셀을 1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3.43%를 인수한 바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제약사들이 미국 M&A 및 지분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미국이 세계최대 제약시장 규모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최대주주로 미래수익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며 “여기에 덧붙여 미국의 유망 제약업체와 기술 경쟁력을 높여 시너지를 높이는 것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