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수식 기자] “여기 ‘새로’ 한 병이요.”
최근 일은 아니다. 한 달 정도 전에 롯데칠성음료가 새 소주 ‘처음처럼 새로’를 출시했다고 해서 한 식당에서 주문했다. 혹시나 없으면 어쩔까 싶었는데 다행히 몇병 남아 있었다. 식당 관계자는 소주를 건네주며 “새로 나온 건데도 은근히 찾는 사람이 있다”며 지나가듯 말했다. 그러냐며 소주를 받아들고 식탁 위에 놓았다. 투명한 병에 담긴 소주가 찰랑거렸다.
이번엔 최근이다. '새로' 소주가 승승장구 하고 있다는 말에 편의점을 찾았다. 처음 방문한 곳에는 없었다. 편의점 점주에게 묻자 그는 “사실 그동안 신제품이 나와도 손님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찾는 것만 찾는 식이다”면서도 “최근 젊은 친구들이 ‘새로’를 많이 찾는다. 그래서 이번에 우리도 주문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새로’가 유흥지점은 물론, 편의점, 슈퍼 등 유통 채널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다. 수치로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680만병을 돌파하더니, 한 달 정도 더 지나자 1400만병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3분기 실적에도 기분 좋은 영향을 줬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매출은 1928억원으로 11% 늘었다. 소주의 경우 ‘새로’가 좋은 반응을 보이며 매출이 22% 늘었다. 다만 주류부문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43% 줄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처음처럼 새로 소주의 광고판촉비가 증가했고, 일회성 요인의 임금인상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새로’는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9월 14일 야심차게 내놓은 희석식 소주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2006년 ‘처음처럼’ 이후 16년 만에 내놓은 제품이다. 내년부터 본격 도입되는 주류 제품의 영양 성분 표시도 선제적으로 적용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새로는 최근 소비시장의 새로운 주체로 떠오른 MZ세대의 새로운 음주 문화인 ‘헬시 플레저’를 반영해 과당류를 빼버린 제로 슈거 소주”라며 “이밖에도 한국적 곡선미, 소주의 깔끔함과 산뜻함을 강조한 패키지 적용 등 기존 소주와는 다른 차별성을 통해 ‘새로’가 대한민국 주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상한가를 치고 있는 ‘새로’를 앞세워 하이트진로와의 격차를 줄이는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경쟁을 한다면 ‘새로’는 하이트진로의 또 다른 소주 ‘진로 이즈백’과 경쟁구도를 이루는 분위기다.
실제, ‘새로’는 ‘진로’의 묘하게 닮아 있다. 소주라고 하면 녹색 병이 연상되지만 하이트진로의 ‘진로’는 이를 과감히 깨고 푸른색 병을 도입했다. 이에 맞서기라도 하듯 ‘새로’는 투명한 병을 도입해 차별성을 뒀다. 롯데칠성음료는 물방울이 아래로 흐르는 느낌을 주기 위해 세로형 홈을 적용하고, 투명 병을 통해 깔끔하고 산뜻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했다.
또 있다. ‘진로’가 두꺼비를 내세웠다면, ‘새로’는 구미호를 브랜드 엠베서더로 앞세웠다. 이름도 지었다. 소주 이름 ‘새로’와 ‘구미호’를 합쳐 ‘새로구미’이다. 가상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지난 9월 말 공개한 ‘소주 새로 탄생 스토리’를 담은 콘텐츠는 약 한 달 만에 1500만뷰를 달성하기도 했다.
일단 초반 반응은 긍정적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자신있는 모습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유흥채널로 판매처 확대 중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의 판매량은 우상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끝맛이 깔끔하고 칼로리가 상대적으로 낮아 젊은 층에 반응이 우호적이다”라고 설명했다.